제조업 해외투자 증가 국내 투자의 2.7배…규제 많은 韓 투자매력 잃어
제조업 해외투자 증가 국내 투자의 2.7배…규제 많은 韓 투자매력 잃어
  • 이연춘
  • 승인 2019.06.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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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지난 10년간 제조업 해외투자 증가율이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의 2배를 넘어서며 제조업종에서만 직간접 일자리 유출 규모가 연간 4.2만명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27일 국내 투자를 저해하는 각종 기업 규제를 그 원인으로 제시하며 기업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10년 제조업 해외 직접투자 증가율(13.6%), 국내 설비투자(5.1%)의 2.7배 한경연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외 투자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의 해외투자 증가 속도가 국내 설비투자에 비해 두 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99.7조원이었던 국내 설비투자 금액은 2018년 156.6조원으로 연평균 5.1%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제조업종의 해외 직접투자 금액은 51.8억불에서 163.6억불로 연평균 13.6% 증가하여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의 2.7배에 달했다.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2016년 이후 다시 마이너스(-1.6%)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도 16.1% 감소하며 2009년 1분기(-19.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일자리 유출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18년 우리나라의 외국인직접투자(FDI, 171.1억불, 도착기준)와 해외직접투자(ODI, 497.8억불, 투자금액 기준) 금액 중 제조업은 각각 69.8억불, 163.6억불이었으며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직접투자 순유출로 제조업에서만 직간접 일자리가 연간 4.2만명(누적 41.7만명) 유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광업을 제외한 전산업 기준으로는 지난 10년 간 직접투자 순유출로 인한 직간접 일자리 손실이 연간 20.5만명에 달했는데, 이 중 서비스업이 14.4만명, 제조업이 4.2만명, 기타산업에서의 1.9만명의 일자리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서비스업 분야의 일자리 유출 규모도 상당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은 제조업의 일자리 손실을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높은 규제 장벽이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 OECD의 ‘FDI 규제 지수’는 외국인의 지분 제한, 외국인투자에 대한 차별적 심사 또는 사전승인 제도 여부, 임원의 국적 제한 등 외국인투자(FDI) 관련 제도를 나라별로 평가한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규제강도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은 지난해 0.135로 OECD 36개국(OECD 평균 0.065) 중 31위를 차지했다. 또한 IMD가 발표한 기업 관련 규제 순위(19)에서도 63개국 중 50위를 차지하며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순위로 하락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 실장은 “해외투자의 증가가 국내 투자 감소로 반드시 이어진다고 할 수 없지만, 근로시간단축,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법인세율 인상 등 국내 투자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해외로의 투자 유인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투자자에게도 한국의 각종 기업 관련 규제가 투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기업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적극적인 규제 완화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