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LG전자는 왜 자회사 매각할까
[이슈분석] LG전자는 왜 자회사 매각할까
  • 이연춘
  • 승인 2019.06.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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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전례없는 속도로 사업재편 왜?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LG가 최근 전례없는 속도로 사업재편을 진행하고 있어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자동차 전장이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같은 전략사업에는 인수합병(M&A) 등 공격투자에 나서는 반면 정체된 사업은 매몰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회사를 팔거나 사업을 접고 있다.

단적으로 LG전자는 연료전지 자회사인 LG퓨얼셀시스템즈와 수 처리 자회사인 하이엔텍과 LG히타치워터솔루션을 정리 중이다.

하이엔텍과 엘지히타치워터솔루션의 매각 가격은 LG전자의 당초 기대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 모두 LG그룹의 의존도가 높은데 내년 이후 수주 물량 등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엔텍은 전체 매출 중 LG그룹 매출 비중이 50%, 엘지히타치워터솔루션의 경우 80% 이상으로 알려졌다.

자회사 매각·청산 등을 통해 확보한 여유자금은 신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19 기자간담회에서 "M&A 대상 50여곳과 접촉하고 있다"며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거나, 지분 투자로 협력관계를 구축한 뒤 M&A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가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투자회사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미국 자율주행 SW기업 라이드셀,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메이모빌리티, 바이오 기술 스타트업 리고스 등 3곳 투자하기도 했다.

LG전자의 자회사 매각은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피하기 위한 행보라는 시선도 있다. 이들 회사의 LG 내부 매출 비중은 각각 50%와 80%다. 직접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내부 거래 비중이 높아 계열사 지원 논란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앞서 지난해 LG는 이런 논란을 없애기 위해 구광모 회장과 LG 총수일가가 보유한 판토스 지분 19.9%를 미래에셋대우에 넘겼다. 또한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체인 서브원도 매각했다.

사업재편은 LG전자뿐만 아니다. LG디스플레이는 일반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사업을 접었다. LG이노텍의 고밀도다층기판(HDI) 사업, LG화학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도 매각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선 이런 계열사 정리작업은 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 비주력 사업구도는 정리하고 앞으로 전장과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 관련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LG는 비주력 자회사 정리로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