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쏘아올린 '공적자금 회수'...한화생명에 쏠리는 눈
우리금융이 쏘아올린 '공적자금 회수'...한화생명에 쏠리는 눈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6.2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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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한화생명 잔여지분 10% 보유 중
공적자금 원금 회수 기준 '1주당 1만2167원'
한화생명 주가, 25일 종가 3250원...예보 손실 커 구체적 방향 못 정해
한화생명 사옥 전경/사진제공=한화생명
한화생명 사옥 전경/사진제공=한화생명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지분매각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정부 보유 또 다른 민간회사 지분인 한화생명에 대해서도 매각 방향이 결정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한화생명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예보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IMF) 때와 1999년, 2001년 세 차례에 걸쳐 대한생명(한화생명 전신)에 공적자금 3조550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2010년 3월 한화생명 IPO(기업공개) 때 지분 24.75%를 취득했고 이를 2015~2017년 네 차례에 걸쳐 블록딜 형태로 매각해 현재 10%의 잔여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11월 지분 2.5%를 매각한 뒤 한동안 답보 상태에 놓여있던 한화생명 잔여지분 매각 작업이 최근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결정으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25일 금융위원회는 예보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18.3%를 내년 상반기부터 오는 2022년까지 전량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환위기 당시 12조7663억원을 투입한지 24년 만에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것이다. 

금융위가 내년 상반기부터 진행될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계획을 이날 미리 밝힌 것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시점을 저울질하다 매각이 지연되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날 이세훈 금융위 구조개선정책관은 "과거 회사 주가에 연연하다가 매각 시기를 놓치는 등 매각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우리금융 지분 매각 계획을 미리 밝혀 앞으로 매각이 지연되지 않고 계획대로 차질없이 이뤄지게 하려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화생명 잔여지분에 대한 매각 계획도 사전에 발표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

하지만 정부가 당장 한화생명 잔여지분 매각 절차에 돌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무엇보다 생명보험업황 둔화,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비용 부담 등으로 한화생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탓이다. 한화생명 주가는 25일 종가 기준 3250원을 기록했다. 9800원대로 거래되던 2010년 상장 당시보다 66% 가량 떨어졌다. 한화생명 주가는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다 이달 들어 연일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예보 측은 그동안 한화생명에 투입했던 공적자금을 손실 없이 100% 회수하려면 주당 1만2167원에 매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3000원 초반대에 거래되고 있는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괴리가 크다.

공적자금 회수와 시장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한화생명 잔여지분을 매각해야 하지만 주식 가치가 낮은 현재 상황에서는 예보의 손실이 크다. 현재 예보는 한화생명에 투입한 공적자금 3조5500억원 중 약 2조4530억원을 회수해 1조970억원 가량이 남은 상태다. 25일 종가 기준으로 예보가 보유 중인 한화생명 지분(10%) 가치는 2823억원이다. 한화생명 잔여지분 매각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예보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지분 10%를 갖고 있으니 매각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난달 한화생명 잔여지분 매각주관사를 선정한 이후 (매각과 관련해) 아직까지 큰 움직임은 없다"며 "주가가 많이 빠지긴 했다"고 언급했다.

금융위 구조개선정책과 관계자도 "저희가 갖고 있는 지분과 관련된 (매각)건에 대해서는 늘 논의하고 있긴 하다"면서도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발표를 했지만 한화생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