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오프라인' 고집하는 전자랜드…이유가 있었다
[현장] '오프라인' 고집하는 전자랜드…이유가 있었다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6.25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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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주요 브랜드 제품의 비교를 한 눈에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소재 전자랜드 용산본점에 방문했다. 평소 여러 곳의 전자 매장에 방문해 최신 가전을 구경하는 것이 취미지만, 이 곳 전자랜드의 용산본점은 아직 둘러보지 못했던 찰나에 방문했다.
 
전자랜드 용산본점 파워센터존
전자랜드 용산본점 파워센터존
전자랜드는 그간 온라인 서비스보단 오프라인을 꾸준히 고집해왔다. 물론, 전자랜드가 온라인 매장 운영을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비스 비중을 오프라인에 더 두고 있다는 얘기다. 요즘같은 초연결 온라인 시대에 어울리진 않았지만, 이날 직접 전자랜드 매장에 방문해보니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먼저, 체험존이다. '파워센터'라고도 불리는데 기존 매장에 없던 드론존, 스피커·오디오존, 비디오존, 안마존, 건강·운동존 등이 최신 기기·가전에 익숙한 젊은층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였다. 보통 다른 전자 매장은 체험존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각 브랜드관 별로 전시를 해놓고 주력 제품 1~2개만 가볍게 체험할 수 있을 뿐, 다양한 제품들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은 없다.

다양한 전자 매장에 가보며 항상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다양한 최신 가전들이 있어도 체험을 해볼 수 없으니 매장에 오래 머물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전자랜드의 파워센터에선 시간을 충분히 보내며 다양한 제품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체험존 바로 옆 브랜드 관이 보였다. 탁 트인 넓은 공간에 주요 브랜드들의 최신 가전 제품들이 펼쳐져 있었다.
 
전자랜드 용산본점 파워센터존
전자랜드 용산본점 파워센터존
언뜻 보기엔 다른 전자 매장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딱 한 가지 차이점이 있었다. 각 브랜드의 최신 플래그십 제품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 사실 삼성전자와 LG전자만 놓고 보더라도, 기존 매장에선 두 브랜드가 선보이는 제품들의 비중이 다르다. 기존에 출시된 일반 모델 들만 있을 뿐이다.

대표적인게 TV부문이다. 삼성전자의 플래그십형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LG전자의 시그니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한 매장에서 보기란 쉽지 않다. 보통은 한 매장에 QLED 8K TV가 있으면, LG전자의 시그니처 OLED TV는 찾아보기 힘들다. 마찬가지로, LG 시그니처 OLED TV가 전시된 매장엔 삼성 플래그십형 QLED TV는 없다. 그런데 전자랜드 용산본점에선 이 두 가지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

이 밖에 주방가전존, 계절가전존 등 특정 가전 제품만을 모아 놓은 공간이 눈에 보였다. 이곳에선 경쟁사들의 제품을 나란히 진열해 소비자가 한 곳에서 바로바로 비교해보며 따져볼 수 있게 마련돼 있었다. 예를 들면, 김치냉장고의 경우 삼성, LG, 딤채, 클라쎄 등 다양한 제조사들의 제품이 진열돼 있는 형태다. 각 제조사들의 제품들이 떨어져 있지 않고 함께 붙어 있어 꼼꼼히 따져보고 비교할 수 있었다.
 
전자랜드 용산본점 주방가전존 김치냉장고 비교
전자랜드 용산본점 주방가전존 김치냉장고 비교
단순히 제품 판매 공간을 넘어 많은 종류의 가전제품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점은 실 구매자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라고 느껴진다. 이처럼 전자랜드가 체험형 프리미엄 매장으로 탈바꿈하며 오프라인 서비스 강화에 나선 이유는 뭘까.

매장을 둘러본 후, 전자랜드 한 관계자에게 "온라인 서비스보다 여전히 오프라인 서비스에 치중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요즘 가전 제품은 한 두 푼도 아니고, 상당한 가격대로 출시되는 제품이 많다"며 "결국 가전 제품은 직접 보고 따져본 후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고객에게 보다 많은 제품을 쉽고 편하게 보여드릴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 서비스에 더욱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10년 만에 새 단장을 마친 전자랜드 용산본점. 이제는 가전 매장도 최신 제품들을 체험하며 하나의 놀이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현재 전자랜드 전국 매장 수 120여개 중 체험형 매장인 파워센터는 56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