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공짜노동’, 병원업계에 퍼져”…연장근로 수당 등 체불금품 63억여원 적발
고용부 “‘공짜노동’, 병원업계에 퍼져”…연장근로 수당 등 체불금품 63억여원 적발
  • 이서진 기자
  • 승인 2019.06.24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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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종합병원 수시 근로 감독 결과 발표

[비즈트리뷴(세종)=이서진 기자]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의 종합병원 근로감독 결과, 연장근로 수당 등 체불 금품 총 63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은 병원들이 적발됐다.

근로감독 과정 중 일부 병원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례가 있는 것도 확인됐다.

고용부는 간호사 등 병원업계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근로 조건 자율 개선 사업 과정에서 자율 개선을 이행하지 않은 11개 병원을 대상으로 수시 근로감독을 하고 그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근로조건 자율 개선 사업은 인사노무 전문가의 지원을 받아 병원 스스로 노동 관계법 위반 여부를 점검하고, 근로 조건 개선과 편법, 불법적인 인사노무 관행을 개선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근로 감독은 2019년 2월 18일부터 6월 14일까지 자율개선 사업 이후 개선 권고에도 불구하고 법 위반 사항을 개선하지 않은 병원을 대상으로 추가 실시한 것이다.

근로조건 자율개선을 미이행한 병원은 서울(4개소), 인천(2개소), 광주(1개소), 대전(1개소), 경기(2개소), 강원(1개소) 등 총 11개소다.

고용노동부┃사진=이서진 기자
고용노동부┃사진=이서진 기자

이번 근로 감독 결과, 감독대상 11개 병원에서 연장근로 수당 등 체불 금품 총 63억여 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고용부는 “연장근로 수당 미지급이 감독대상 11개 모든 병원에서 적발됐다”며 “이른바 ‘공짜 노동’이 병원업계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의 경우 환자 상태 확인 등 인수인계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정해진 근무시간 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병원에서 출퇴근 시간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근로 감독 과정에서 병원의 전산 시스템에 대해 디지털 증거분석을 해 연장근로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고 연장근로 수당이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A병원은 3교대 근무 간호사가 환자 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인수인계 과정에서 상시로 발생하는 조기 출근 및 종업 시간 이후 연장근로를 인정하지 않아 직원 263명에게 연장근로 수당 1억9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B병원은 업무와 관련된 필수 교육을 근무시간 외에 하면서 직원 1085명에 대해 연장근로수당 1000여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C병원도 내부 규정에 저녁 근무시간이 14~22시로 규정돼 있으나 실제로 22시 이후에도 근무한 직원 1107명에게 야간근로 수당 1억9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일부 병원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금액을 지급하고, 서면 근로계약을 제대로 체결하지 않은 사례도 적발됐다.

예를 들어, 단체 협약에 규정된 자기계발비 지급 대상에서 기간제 노동자를 제외하거나 정규직 약사에게는 조정수당을 지급하면서 비정규직 약사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 금지를 위반했다. 

┃일러스트=연합뉴스
일러스트=연합뉴스

사회적으로 논란이었던 병원업계의 ‘태움’ 관행 등 직장 내 괴롭힘 사례가 근로 감독 과정 중에서 일부 병원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자들과 함께 있는 장소에서 선배로부터 인격 모독성 발언을 듣거나 신입 간호사가 선배 간호사로부터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지속적인 폭언을 들은 사례가 있었다.

고용부는 이러한 근로 감독 결과에 대해 “시정 조치와 개선 지도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노동 관계법 위반 사항에 대해 근로감독관 집무 규정에 따라 위반 사항별로 시정 기간을 부여한다.

최저임금액 미달 사항은 즉시 시정할 수 있도록 하고,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 등 금품 미지급과 퇴직금 미지급 사항에는 14일,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 처우 금지 위반 사항에는 25일의 시정 기간을 준다.

고용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병원업계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근로 감독을 해 의료 현장에서 노동 관계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며 “7월 중에는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근로 감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기섭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이번 종합 병원에 대한 수시 근로 감독이 병원업계 전반에 법을 지키는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노동 환경이 열악한 업종과 노동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업종과 분야 중심으로 기획형 근로 감독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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