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그림' 그린 손태승의 광폭 행보…'완전' 지주사·민영화 속도
'큰 그림' 그린 손태승의 광폭 행보…'완전' 지주사·민영화 속도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6.2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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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9월 내 우리카드·우리종금 자회사 편입
정부, 24일 우리금융지주 잔여 지분 매각 논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지주사 체제 구축과 완전 민영화가 동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이 우리카드·우리종합금융의 자회사 편입을 추진하고 정부가 우리금융 잔여 지분 매각 논의에 본격 돌입하면서다.

지난 1월 지주사 체제 출범 후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최대 과제로 꼽혀왔던 '지주사 구축'와 '완전 민영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열고 우리금융 잔여 지분 매각 방안을 논의한 뒤 그 결과를 오는 25일 발표한다. 현재 정부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우리금융 지분 18.32%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2001년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내 최초 금융지주회사로 설립됐다. 이후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우리금융 민영화가 번번이 실패했고 결국 2014년 우리금융이 우리은행에 흡수·합병되면서 지주사는 해체됐다.

이후 2016년 정부가 보유 중인 우리은행 지분 29.7%를 한화생명, 동양생명,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IMM PE 등 7개 과점주주에 매각하면서 2017년 1월 민영화에 성공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9년 1월, 우리금융은 해체 5년 만에 다시 지주사 전환을 이뤄냈다.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는 지주사 출범 이후 손 회장이 달성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혀왔다. 우리금융이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수·합병(M&A) 등 경영 상황에 맞게 자체적인 방향을 세워야 하지만 정부 지분이 있으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손 회장이 올해 초부터 자사주를 매입하고 IR(기업설명회) 행보를 이어나가는 등 적극적인 주가 부양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정부가 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우리금융의 이 같은 상황에 공감해왔다. 올해 초 우리금융 지주사 출범식에서 최 위원장은 "조속한 시일 안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잔여 지분을 매각해 우리금융의 완전한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은 손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지주사 체제 구축도 본격화한다.

우리금융은 21일 이사회를 통해 우리은행 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의 자회사 편입 추진을 본격화했다. 총 1조6000억원 규모로, 우리카드는 현금매수와 신주발행을 통한 주식교환 방식으로 지분 100%를 인수하고, 우리종금은 지분 59.83%를 현금으로 사들이는 방식이다. 자회사 편입은 오는 9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이 자회사로 편입되면 우리금융도 본격적인 지주사의 모습을 갖춰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지주사로 전환된 후에도 우리은행의 비중이 99%에 달해 비은행부문을 강화할 필요성이 계속 대두됐다.

이미 우리금융은 올해 초부터 동양·ABL자산운용과 국제자산신탁 지분을 인수하고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반기 우리카드와 우리종금까지 자회사로 편입하면 비은행부문 강화는 물론 금융그룹으로서 규모를 키우는 데에도 성공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시각을 내놓는다.

특히, 출범 당시엔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이 투자보다 향후 도약을 위해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손 회장의 임기가 1년인 것도 지주사 체제 안정화에 주력하기 위함이라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시각이었다.

결국 시장 포화 등 금융환경 변화 속에서 외형 성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계열사 시너지 등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필요가 커졌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란 해석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외부환경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효율적인 경영 체계를 갖추게 됐다"며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고객의 편익과 영업경쟁력 강화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우리금융의 이 같은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종금의 완전자회사화는 연내 예상할 수 있는 결정이었고 우리카드는 오버행 이슈 등으로 좀 더 중기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상당히 빠른 시기에 그것도 우리종금과 함께 결의한 것은 의외의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어차피 할거라면 차라리 빨리 하는 것이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여력이 있다면 자회사화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