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춘래불사춘] 재계 미래준비 '3중고'…성장 원천 고갈
[한국경제 춘래불사춘] 재계 미래준비 '3중고'…성장 원천 고갈
  • 이연춘
  • 승인 2019.06.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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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우리 기업들이 '샌드위치 현상 심화', '4차 산업혁명 신기술 활용 애로', '미래 수익원 부재'라는 삼중고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기업의 미래와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날로 불안해지고 있어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18일 국내 제조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 기업의 미래준비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외경쟁력은 악화일로이고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한 신사업도 잘 진척되지 못하고 있어 성장 원천이 고갈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모두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신흥국과 경쟁력 차이 없거나 추월"

기업들은 신흥국의 역전 위협과 선진국과의 격차 확대를 느끼고 있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기업과의 경쟁력 격차에 대해 '비슷한 수준'(35.9%)이거나 '오히려 뒤처진다'(5.4%)고 답한 기업이 41.3%에 달했다. 2010년 조사 당시의 응답률은 10.4%로 신흥국 추격에 위협감을 느끼는 기업이 10년 새 4배 늘어난 셈이다.

신흥국보다 앞선다는 응답도 '3년 이내'(31.6%)라는 응답이 '5년 이내'(18.5%)와 '5년 이상'(8.6%)을 합한 응답(27.1%)보다 많았다. 신흥국과의 경쟁력 격차를 유지·확대할 골든타임이 3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반대로 선진국과의 격차에 대해 '뒤처진다'는 응답이 61.2%로 '비슷한 수준'(35.8%)·'앞서있다'(3.0%)는 답변보다 많았다. 10년 전(41.3%)보다 20%P 늘어난 수치다. 국내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경쟁국 대비 강화 추세'라고 응답한 기업은 21.5%로 '약화 추세'라는 응답(35.7%)에 못 미쳤다. 기업들은 해외보다 열악한 국내 투자환경을 꼬집기도 했다. ‘
 
◆4차 산업혁명 "활용 못해"

아울러 미래 수익원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대한 활용도 역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응답기업의 절반 가량(48%)이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의 4차 산업혁명 활용 지원을 위한 정부의 정책 대응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정책 분야별 대응의 충분성'을 묻는 질문에 ▲규제 완화(62.9%) ▲인력양성(62.7%) ▲R&D 지원(59.4%) ▲벤처창업 지원(50.6%) 순으로 '잘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대한상의는 "미래 기술의 활용 여부는 신규 수익원뿐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고객 서비스 개선 등 기업 경쟁력 전반을 결정짓는 요인"이라며 "규제 샌드박스의 운영 방식을 기존 '건별 심사·승인 방식' 대신 '우선 허용-사후 모니터링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기업들이 미래 기술을 적극 적용해 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 수익원 부재"…신사업 미확보

기업들은 미래 수익원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미래 수익원 발굴 과정에서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시장 형성 불투명(41.0%)을 꼽았다. 이어 자금 부족, 기술력 부족, 규제 장벽 등을 차례로 답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기술과 생활 패턴이 급변하면서 기존의 사업 모델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됐고, 한국경제의 미래와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골든타임도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며 "기업들은 신기술과 혁신적 아이디어로 다양한 사업모델 개발에 도전하고 정부도 새로운 기회와 시장을 만드는 쪽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제도와 플랫폼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