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위기론이 시사하는 것
[기자수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위기론이 시사하는 것
  • 이연춘
  • 승인 2019.06.1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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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 경영진을 긴급소집하며 위기경영에 나섰다.

이달 들어서만 벌써 세번째다. 앞서 이달 1일에 이어 13일 반도체(DS)부문 사장단과 회의를 열었고, 14일에는 정보기술모바일(IM)부문 사장단과 만났다. 17일에는 삼성전기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당부한 내용의 핵심은 이렇다.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 그동안의 성과를 수성(守城)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는 것. 

위기론을 꺼내 든 이 부회장의 행보는 글로벌 경기침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현장을 챙기며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는 공격적 투자를 주문하며 위기관리에 나서며 '창업의 각오'를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이 부회장의 위기론은 삼성을 넘어 현재 국내 산업계가 처한 상황과 별반 차이가 없다. 경기 위축과 미중 무역분쟁을 포함해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와 같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생산과 투자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산업지표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산업계 곳곳서 경고등이 켜진 위기론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기업 타격, 내수 침체, 환율 변수와 맞물리면서 숱한 사례를 통해 입증됐다. 지난해 취업자수 증가가 2010년 이후 가장 적었고, 고용의 질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시장 특징을 40·50대 및 고졸 고용률 감소, 취업자수는 감소한 반면 실업자는 늘었다. 전체 고용률은 60.7%로 2017년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 취업자는 생산가능인구 증가분(25만2000명)의 38.5% 수준인 9만7000명 증가에 그쳤다.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민간 중심의 고용이 늘어나야 하는데, 성장률 제고나 규제 완화처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경영환경 개선이 없다면 올해 일자리 사정도 크게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리막길을 걷는 고용의 해결책으로는 업종별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고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경연은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이 물가상승과 성장둔화도 줄여준다고 봤다. 한경연 분석에 따르면, 모든 업종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높이면 소비자물가는 1.78% 인상되고 GDP(국내총생산)는 1.08% 감소한다.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적용하고 주휴수당을 폐지하면 소비자물가는 0.43% 증가하고, GDP는 0.34% 감소하는데 그친다.

한경연은 법정 최저임금이 오는 2021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산입범위 확대와 주휴수당을 포함한 시급은 1만1658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2017년 최저임금(6470원)보다 80% 오른 액수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경엽 선임연구위원은 "이 경우(법정 최저임금이 2021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 4년간 총 62만9000명의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면 고용감소는 4년간 16만5000명에 그쳐 총 46만4000개의 일자리를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휴수당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면 추가적으로 7만7000개의 일자리를 유지해 4년간 총 54만1000개(연간 13만5000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 연구원은 설명한다. 최저임금으로 해고된 근로자가 다른 업종으로 이동해 재취업 기회가 확대된 결과라는 것.

뿐만 아니라 법인세율 인상에 기업들의 세 부담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의 경쟁력도 날개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규제개혁, 세제 혜택 등에 보다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때로 보인다.

지난해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기업 부담이 정부가 전망한 규모의 두배가 넘었다. 지난해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기업의 법인세 비용 증가 규모가 4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법인세 부담 증가율이 이익 증가율 보다 훨씬 높았다. 이익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법인세로 내게된 셈이다.

기업들에게 주변을 돌아볼 여력이 있어야 신산업 진출과 신기술 투자는 원활해진다. 그래야 일자리 창출 등 기업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의 위기론은 삼성이 처한 상황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산업계 곳곳의 위기를 어떻게 경영 활성화로 전환할 수 있을지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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