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간담회-1] 재계수장들, 무슨말 했나
[청와대 간담회-1] 재계수장들, 무슨말 했나
  • 승인 2017.07.2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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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기업 잘돼야 나라잘된다"
▲ 청와대 제공
 
[비즈트리뷴]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기업인들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것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한 기업인들과의 첫 간담회에서 "방미(訪美)때 귀국하면서 기업인들을 초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제사 그 약속을 지킨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2·3차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게 잘 지원하고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들과 만나 20여 분간 맥주잔을 기울이는 '호프미팅'을 갖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 총 8명이 참석했고 문 대통령과 생맥주를 마시며 격의 없는 얘기를 이어갔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의선 부회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중국에서 사드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전기차, 자율주행차, 수소연료차를 적극 개발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내외 스타트업 기업들과의 상생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4차혁명과 관련되는 규제의 완화를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구본준 LG부회장

문 대통령은 구본준 부회장에게 "피자 CEO라는 별명이 있죠"라고 묻자, 구 부회장은 "전 세계 법인에 피자를 보냈는데 그 마을에 있는 피자가 다 동이 났다"며 "공장 같은 곳에는 몇천 명이 있으니 이틀 전부터 만들어서 다 보내야 한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직원 단합과 사기를 높이는 효과가 있겠다"고 문 대통령이 적극 관심을 보이자, 구 부회장은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 부회장은 중국 사드 보복과 관련 "우리가(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데 중국이 아예 일본 업체는 되고 한국 업체는 안 된다고 명문화 비슷하게 만들어놨다"며 "중국 차에는 전기차 배터리를 팔지 못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우리는 다른 부분 몰라도 배터리 만큼은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지 않나"고 묻자 구 부회장은 "중국 사람들이 일본은 와도 된다고 하고, 한국이 들어가면 중국 로컬 경쟁력 떨어진다고 한다"며 "돈(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줘야하니까 한국업체들은 못 들어오게 명문화하고 (한국 전기차 배터리를 쓴) 무슨 (전기차) 모델은 안 된다고 한다"고 다시한번 경영상 애로점을 호소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권오준 회장은 호프타임에서 문 대통령과 미국의 철강제품에 대한 반(反) 덤핑 관세 부과를 주제로 대화했다.

문 대통령은 "요즘 미국 철강수출 때문에 조금 걱정하시죠"라고 묻자, 권 회장은 "당분간은 미국에 보내는 것은 포기했다. 중기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미국 쪽 수출 물량이 제일 많았을 텐데 괜찮으냐"고 묻자, 권 회장은 "미국에 130만t 정도 보내는데 직접 수출하는 것과 2차 가공해 가는 것이 거의 비슷한 양이다. 2차 가공해서 가는 것은 수출 덤핑률이 그리 높지 않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이어 "셰일 가스 인더스트리가 이제 필요가 많고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안 줄었는데 철강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미국에 들어가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상춘재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미국 GE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어떻게 새로운 기업으로 변신했는지에 주목해야한다"면서 "포스코도 소재 에너지 분야 바탕으로 융합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해 일자리창출에 기여하고 2차전지 응극제 등 사업을 통해 신규 일자리창출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춘수 한화 부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은 "태양광사업 진천·음성 클러스터를 통해 일자리 창출하고 있다"며 "상시업무 종사자 8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금 부회장은 "태양광(발전)의 국내 입지가 부족하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입지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비율(RPS)의 상향 조정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 박정원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박 회장은 "만약 신고리 5·6호기를 중단하는 것으로 결정된다면 주기기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해외에서의 (원전) 사업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문 대통령은 정용진 부회장에게 "요즘 어떠세요"라고 물었고, 정 부회장은 "많이 도와주신덕분에 매출이 살고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소비심리가 살아나야 하는데, 경기동향 보니까 소비심리 많이 살아난다고 하더라"고 말했더니, 정 부회장은 "연초에는 경영계획을 긴축으로 잡았는데 소비가 살아나 여름이 더워지면서 연초 계획보다 훨씬 살아나고 있다"고 답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산업 육성이 중요하다"며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가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손경식 CJ회장

문 대통령은 손경식 CJ 회장에게 "지난번 미국도 동행해주셨는데, 정말로 정정하시게 현역에서 거의 종행무진 활약하고 계셔서 보기도 좋으시고, 오늘 내일 만나는 경제계 인사 가운데서도 가장 어른"이라며 "경제계에서도 맏형역을 잘해주시리라 믿는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손 회장의 건강을 물었고, 손 회장은 "괜찮습니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손경식 CJ 회장은 "정부에서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손 회장은 기업인 참석자들을 대표해 마무리 발언을 하면서 "오늘 너무 만족스럽다. 대통령 말씀을 듣고 푸근하게 느끼고 간다"고 말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

문 대통령이 함 회장을 보며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고 말하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아예 함 회장을 대통령 옆에 서게 했다.

함 회장은 "굉장히 부담스럽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국민 성원이 힘이니 잘 발전하리라 기대한다"고 하자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27일 "중소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30년 이상 유지하면서 서로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에 나눠 열리는 기업인과의 간담회 둘째날인 28일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이 참석한다.


[김려흔기자 eerh9@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