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한국GM 노사 갈등…임단협 시작부터 ‘부글부글’
이번엔 한국GM 노사 갈등…임단협 시작부터 ‘부글부글’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6.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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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한국GM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앞두고 시작부터 엇박자가 나고 있다. 단 한차례의 협상자리도 갖지 못한 채로 노동조합이 쟁의권 확보에 나서면서 치열한 갈등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GM과 노조는 이미 기술법인 분할을 두고 반목해온 터라 이번 임단협의 후폭풍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임단협이 잠정합의 되자마자 한국GM의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GM 등에 따르면 노조는 오는 19일부터 이틀에 걸쳐 ‘단체교섭 관련 쟁의행위 결의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투표는 지난 12일 진행된 확대간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노동쟁의를 결의하면서 비롯됐다. 

사실 노조의 이같은 분위기는 어느정도 예견 된 일이기도 하다. 노사는 임단협 초기부터 치열한 신경전일 펼쳐왔다. 노조 측이 여섯 차례 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교섭의 장소의 변경을 요구하면서 시작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 

사측은 기존 부평공장의 대회의실에서 교섭위원들이 감금당하거나 노조가 집기를 부순 바 있어 안전에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지만 노조 측은 30여년 이어져 온 교섭 장소를 바꿀 수 없다고 맞서며 교섭이 무산됐다. 결국 교섭의 안건조차 논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쟁의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미 사내 분위기는 흉흉한 상황이다. 노조 측은 최근 단체교섭 거부하는 사측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고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에 대한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상태고 카젬 사장도 현지공장을 방문할 때 별도 경호인력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사의 이런 신경전은 예견됐던 면도 있다. 지난해부터 군산공장 폐쇄 및 한국GM 연구개발법인(R&D) 분리 결정 등에 맞서 부분파업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R&D 분할법인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노조도 단체협약 개정 문제를 놓고 사측과 갈등을 빚으면서 쟁의조정신청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노조가 파업에 나설 경우 국내 생산이 예정됐던 SUV모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와 뷰익 앙코르 GX(Buick Encore GX)의 생산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들 모델은 지난해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이후 산업은행의 출자 과정에서 약속한 신차 2종이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의 임단협이 1년 이상 지연되며 파업 등으로 국내 자동차 생태계에 적잖은 충격을 줬는데, 르노삼성의 노사갈등이 봉합되자마자 한국GM의 파업이 이뤄질 경우 그 피해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