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의 대물림 '가업상속공제'③] 공제한도 2배 확대...족쇄 더풀라는 中企 vs "소수 자산가만 혜택"
[富의 대물림 '가업상속공제'③] 공제한도 2배 확대...족쇄 더풀라는 中企 vs "소수 자산가만 혜택"
  • 전지현
  • 승인 2019.06.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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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정부와 여당이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대폭 완화하면서 중소·중견 기업의 경영권 승계가 수월해지고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는 기업도 늘 것을 전망된다. 점차 확대되는 상속공제 완화 방안에 ‘대물림만 용이하게 됐다’, '스타트업 기회는 줄어들 것'이란 목소리도 적지 않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가업상속공제 개편방안’을 보면 공제 혜택을 받은 기업이 업종을 변경할 수 있는 범위가 기존의 표준산업분류상 ‘소분류’ 내에서 앞으로는 ‘중분류’ 내까지 확대됐다.

16개 중소기업 협단체가 가업상속공제 개편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16개 중소기업 협단체가 가업상속공제 개편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예컨대 의약품을 만들던 기업이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같은 `의약품 제조업` 분류안에 있는 한의약 제조, 동물용 의약품 제조로의 변경만 가능했지만, 생물·화학분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화장품 제조업, 비료·농약 및 살충제 제조업 등으로 업종을 변경해도 상속공제 혜택이 유지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같은 업종변경 확대는 혁신성장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혁신성장본부에서 민간공동본부장직을 맡았던 이재웅 쏘카 대표는 지난 4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기득권의 가업상속을 쉽게 해주는 정책을 추진해서 혁신성장의 의지를 꺾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22년새 공제액 500배 증가, '세금없는 부의 대물림' 합법화 지적

가업상속공제는 1997년부터 시작됐다. 상속세가 높아 가업승계가 적기에 이뤄지지 못하면 투자 위축과 신기술 개발 부진, 기업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제한적으로 세제 혜택을 부여했다.

그러나 제도 도입 초기 1억원이었던 공제액은 500억원으로 500배나 증가했다. 공제 대상도 중소기업에서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은 전체 중견기업의 86.5%에 달한다.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을 합법화해주는 꼴이 된 셈이다. 강성훈 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은 가업상속공제를 2013년 폐지했고 독일은 2016년부터 적용을 엄격히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외국의 경우 한국보다 가업상속공제에 대해 엄격한 요건을 들이대고 있다. 일본은 비상장기업에 한해서만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프랑스는 수공업, 농업, 공업 등 특정 업종에 대해서만 상속세 특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자산 규모가 9000만 유로(약 1145억5000만원) 미만까지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한국은 매출액 기준만으로 공제 대상을 정한다. 사후관리 기간이 10년으로 상대적으로 길고 고용의무 유지 요건도 있지만, 이번 개편으로 사후관리 기간은 7년으로 단축되고 고용유지 의무도 완화됐다.

◆공제대상·공제액 확대 가능성 'UP', 수월해지는 경영권 승계

때문에 한국 역시 당장 폐지가 어렵다면 애초 취지대로 대상을 중소기업으로 제한하고 공제액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은 국회 입법 논의 과정에서 혜택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만 남겨 놓고 있다.

민주당 가업상속 및 자본시장 과세 개선 태스크포스(TF)는 개편안 논의 과정에서 매출액 5000억~7000억원의 기업도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유한국당은 공제대상을 매출액 1조2000억원까지 확대하고 공제액도 최대 2000억원까지 늘리는 등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다수 발의한 상태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대상 기업 매출액 기준과 관련해 축소와 확대 등 다양한 의견이 있다”며 “국회 논의과정에서 심도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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