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제약, 차입금 ‘0원’ 달성…경영 정상화 총력
경남제약, 차입금 ‘0원’ 달성…경영 정상화 총력
  • 제갈민 기자
  • 승인 2019.06.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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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제시 ‘경영개선안’ 착실히 이행 중

[비즈트리뷴=제갈민 기자] 경남제약이 바이오제네틱스에 인수된 후 차입금 ‘0원’을 달성했다. 올해 1월 한국거래소가 경남제약의 상장폐지 유예와 경영개선 기간 1년을 부여하기로 결정한 후 거래재개를 위해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지난 3일 단기차입금 2억원과 유동성 장기부채 50억원 등 총 52억원의 부채를 상환하면서 재무건전성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경남제약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차입부채가 ▲단기차입금 3억원 ▲유동성 장기부채 50억원 ▲전환사채 13억원으로 총 66억원에 달했다. 1분기 이후 상환한 단기차입금 1억원과 이번에 상환한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를 제외하면 현재 경남제약의 차입부채는 전환사채 13억원 정도만 남은 것이다.

경남제약 아산공장. 사진=경남제약
경남제약 아산공장. 사진=경남제약

이로써 경남제약은 상장폐지 위기를 벗어나 경영 정상화에 한 발 다가섰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장·단기 차입금 상환은 부채비율을 줄이고 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첫 번째 조치”라며 “기간이 지나면 어차피 갚아야 하는 금액을 미리 앞당겨 상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남제약 재무구조 개선에 대해 주주들은 주식 거래재개에 희망을 가지고 경영정상화를 응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제약은 올해 1월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유예 조건으로 1년 경영 개선기간을 부여받고 경영개선안을 이행 중이다.

거래정지부터 상장폐지 모면까지 험난한 여정

경남제약의 상장폐지 위기는 지난 2014년 이희철 경남제약 전 대표이사(회장)가 분식회계 혐의로 실형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지난 2008년~2013년 경남제약 재무제표를 감리한 결과, 주가를 띄울 목적으로 가공 거래로 매출액과 매출채권을 과대계상하고 공사비를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지난해 3월, 증선위는 경남제약을 회계처리 위반으로 과징금 4000만원, 감사인 지정 3년, 검찰 고발 등의 조처를 내렸다.

이로 인해 경남제약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심의대상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5월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로부터 개선기간 6개월을 통지 받았다. 경남제약은 개선기간을 부여받고 같은 해 11월 개선계획이행서를 기심위에 제출했다. 개선계획이행서는 기심위의 중점 사안인 기업 계속성, 재무 안정성, 경영 투명성 등을 어떻게 개선했는지 알리는 보고서다.

그러나 거래소는 재무 안정성과 경영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지난해 12월14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경남제약의 상폐를 결정했다. 이후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거래소는 올해 1월8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기업 개선 기간을 1년 추가 부여하기로 의결해 상장사 신분을 유지했다.

사진=바이오제네틱스
사진=바이오제네틱스

새 주인 ‘바이오제네틱스’, 경영 정상화 총력

지난 1월, 가까스로 상폐를 면한 경남제약은 새 주인 찾기에 나섰고 바이오제네틱스 컨소시엄의 품에 안겼다.

바이오제네틱스는 넥스트BT와 경쟁 끝에 지난달 10일 경남제약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이후 바이오제네틱스는 경남제약 신주 인수계약체결, 유상증자결의, 임시주주총회소집결의, 주금납입, 임시주주총회 개최 등을 거쳐 경남제약을 인수했다.

경남제약은 지난달 13일 신주 225만273주를 제3자배정증자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행했다. 이 주식은 2곳의 외부평가기관에서 기업가치평가(PSR·주가매출액비율)를 통해 1주당 주식가치 산정가액을 각각 7951원과 9740원으로 평가 받았다. 2곳의 평균가격 8845.50원에 할증률 3%를 적용한 9110.87원을 발행가액으로 최종 결정했으며 소수점 이하는 절하했다.

유상증자한 신주 225만273주는 바이오제네틱스가 약 205억원에 전량 인수했다. 이 중 3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GMP기준 충족하는 생산 제조설비 및 기계장치 투자에 사용되며, 175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주요브랜드 광고비 및 해외시장개척비 등으로 이용된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이를 통해 경남제약 지분 26.92%를 확보했으며 경남제약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분율에 있어 2대 주주 마일스톤KN펀드(10.53%)와는 2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제네틱스는 경남제약 인수에 현재까지 총 420억원을 투자했으며, 투자금은 경남제약 자본금 증가로 이어졌다.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경남제약은 경영정상화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도 대거 교체됐다. 지난달 30일 바이오제네틱스 인사가 신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이 중 안주훈, 하관호씨는 경남제약 각자 대표이사로 선정됐다. 거래소 경영개선안이 바이오제네틱스의 경남제약 인수 과정에서 일부 해결됐다는 평가다.

안주훈 대표는 동국대학교 식품공학대학원 출신으로 1990년 광동제약에서 제약업계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으며 개발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08년과 2015년 각각 광동제약 개발이사, 개발전무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4월 바이오제네틱스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하관호 대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 스탠다드텔레콤, 라이브플렉스 부사장 등을 거쳤다.

경남제약의 새 주인이 된 바이오제네틱스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외부감사를 통한 ‘감사의견-적정’ 작업 진행과 주권매매거래정지 해제를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제네틱스의 경남제약 인수와 관련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가장 먼저 바이오제네틱스의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외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레모나를 등에 업고 영업과 판로 개척이 한층 수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경남제약의 생산라인을 함께 병용해 제품 생산 부분에서도 이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남제약은 바이오제네틱스의 자본을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고 지난해 ‘레모나’를 필두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 한 계획을 다시 실행에 옮길 수 있어 외형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