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약품 3세 이상준, 데뷔 1년…경영성과 '글쎄', 주식매도 '잡음'
현대약품 3세 이상준, 데뷔 1년…경영성과 '글쎄', 주식매도 '잡음'
  • 제갈민 기자
  • 승인 2019.06.04 1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업익·당기순익 등 수익성 하락 ‘골머리’, 상품매출·소송 등 숙제 해결 관건
당뇨병 치료제 임상1상·파킨슨병 치료제 시판 등 신약 연구개발 순항

[비즈트리뷴=제갈민 기자] 현대약품 오너 3세인 이상준 사장이 공동대표에 선임된 지 약 1년4개월이 흐른 가운데 이렇다 할 경영 성과를 내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자신이 보유한 현대약품 주식을 대량 매도해 주가를 하락시켜 주주들 사이에서는 대표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논란까지 일어 주목받고 있다.

그래프=제갈민 기자
그래프=제갈민 기자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지난해 매출 1339억원을 기록하면서 창사 최대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2012년 영업손실(43억원) 이후 최저 금액인 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0억원) 대비 약 40%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0.90%)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수익성을 보였다. 제약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8%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9억원을 기록해 전년(15억원) 대비 36.29% 하락했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수익성 하락에 큰 이유는 없다”며 “예전부터 영업이익률이 1~2%대에서 맴돌고 있고, 전체 매출 가운데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수년째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점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올해 1분기(2018년 12월~2019년 2월) 실적은 전년 대비 전체적으로 소폭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개별기준 1분기 매출액은 327억5642만원으로 전년 동기(317억714만원) 대비 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억9446만원으로 전년 동기(3억6768만원) 대비 7.2%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4억3605만원으로 전년 동기(4억1281만원) 대비 5.6% 증가했다.

◆ 이상준도 개선 못한 현대약품 수익성…고질적 원인 상품매출

이상준 현대약품 공동대표 사장. 사진=현대약품
이상준 현대약품 사장. 사진=현대약품

이 사장은 창업주 고(故) 이규석 회장의 손자다. 동국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샌디에이고대학교 경영대학원을 나온 후 2003년 현대약품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회사 내에서 경영기획팀장, 미래전략본부장, 전략부문 총괄 등을 거치며 14년간 경영수업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17년 11월, 해외사업 및 R&D 부문 사장으로 승진한 뒤 지난해 2월 대표직에 올랐다.

이 사장이 현대약품 수장에 오르면서 회사 안팎에서는 최대 과제였던 수익성 개선 해결에 주목했다. 2014년부터 이한구 현대약품 회장과 4년간 현대약품을 이끈 김영학 사장도 낮은 수익성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장 역시 지난 1년간 고질적인 문제였던 수익성을 해결하지 못했다. 외형적인 성장만을 이뤘을 뿐 내실을 다지지는 못했다.

현대약품의 고질적인 수익성 악화원인은 매출 구성에 있다. 상품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으면서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어서다.

상품매출이란 소비자에게 판매할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다른 회사 상품을 매입한 후 일정 마진을 붙여 되파는 매출 형태를 말한다. 국내 제약업계의 상품매출은 주로 외국계 제약사 약을 되파는 것이 해당된다. 상품매출이 높으면 일반적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된다.

현대약품의 연간 매출 대비 상품매출 비중은 ▲2014년 25.71%(277억원) ▲2015년 27.34%(300억원) ▲2016년 37.16%(446억원) ▲2017년 41.26%(538억원)까지 매년 상승했다. 상승곡선을 그리던 상품매출 비중이 이 사장이 공동대표에 오른 지난해 37.94%(508억원)로 소폭 하락해 작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이는 올해 1분기까지 이어졌다.

◆ 끊이지 않는 잡음…‘주가 조작 의혹’, ‘입덧치료제 소송 장기화’

현대약품은 이 사장이 수장에 오른 지난 1년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도 그의 경영성적을 낮추고 있다. 논란으로는 이 사장의 현대약품 주식 장내 매도와 현대약품과 휴온스 간 입덧치료제 소송이 있다.

먼저 가장 최근 그가 자신이 보유한 현대약품 주식을 대량으로 장내 매도한 것이다. 재계 호사가들은 최근 이 사장의 이례적인 주식 거래 움직임에도 곱지만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대약품 후계자’로 유력한 이 사장의 주식매도는 통상 경영승계 과정이 임박할수록 후계자들이 지분 확보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자료=네이버 금융
자료=네이버 금융

최근 이 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현대약품 주식 중 약 34.11%(7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단순 차익실현이라는 측은 이 사장이 지분을 매도한 시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 사장이 주식을 매도하기 전인 지난 4월11일, 헌법재판소가 임신 초기의 낙태까지 전면 금지한 현행 처벌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헌재의 결정으로 사후피임약이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4월16일 현대약품 주가는 장중 636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 사장은 이날 현대약품 주식 70만주를 주당 5711원에 장내 매도했다. 이를 통해 그는 보유한 현대약품 주식이 135만1612주(4.22%)로 하락했지만 현금 39억9770만원을 확보했다.

이 사장은 앞서  지난해 1월2일과 10월29일~10월31일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현대약품 주식을 47만65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이 소유한 현대약품 주식은 기존 157만5112주(4.92%)에서 205만1612주(6.41%)로 1.49%P 증가했다. 현대약품 주식 47만6500주를 장내 매수하는데 투자한 금액은 약 20억원에 달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후계 구도에 이상기류가 발발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 2011년 이후 꾸준히 주식을 취득한 이 사장의 첫 주식 매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장 외에 마땅한 후계자 후보가 없어 그 가능성은 낮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한구 회장의 딸인 이소영 씨가 보유한 현대약품 주식은 5만주(0.16%)에 불과하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비교할 시 이 사장의 주식 매도는 단순 시세차익을 거두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주식을 매도한 후 현대약품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주주들의 피해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이에 현대약품 일부 주주들은 이 사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실제로 현대약품 주가는 지난 4월16일 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세로 돌아서 같은달 26일 종가는 4820원을 기록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최근 4500원대까지 떨어졌다. 주가하락 피해는 고스란히 주주들이 떠안게 됐다.

종목 게시판에서 한 주주는 “현대약품 대표가 주가조작에 앞장서고 있다. 주가조작 작작해라”면서 날선 비판을 했다. 그 외 많은 주주들도 이 사장의 주가조작 의혹 제기와 함께 “최고점에서 주식을 처분하는 대표에게서 신뢰를 잃었다” 등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약품 관계자는 “이 사장의 주식 매수 및 매도는 개인적인 부분이라 자세한 내용은 파악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현대약품이 캐나다 제약사 듀체스나이로부터 수입 판매 중인 입덧치료제 ‘디클렉틴장용정’. 사진=현대약품
현대약품이 캐나다 제약사 듀체스나이로부터 수입 판매 중인 입덧치료제 ‘디클렉틴장용정’. 사진=현대약품

또 최근에는 자사 입덧치료제 ‘디클렉틴장용정’에 대한 제제특허가 특허심판원의 특허무효심판으로 인해 소멸할 위기에 처했다. 이 경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 입덧치료제의 독점적 판매권한을 잃게 된다. 이 사장에게 있어서는 특심원의 심결이 달갑지 않다. 고정적인 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소송전에 돌입해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현대약품은 휴온스의 입덧치료제 ‘아마렉틴장용정’이 자사 입덧치료제에 적용되는 제제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권침해금지’ 소장을 제출하면서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디클렉틴은 현대약품이 캐나다 제약사 듀체스나이(DUCHESNAY)로부터 도입한 국내 최초 입덧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11월 허가를 받아 2016년 9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아미렉틴은 휴온스가 2017년 6월 품목허가를 받고 자체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휴온스는 현대약품 측 소송에 즉각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7월, ‘디클렉틴 제제특허’에 무효 사유가 있다고 판단, 특허심판원에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한 것. 그리고 10여개월 뒤인 지난달 9일, 휴온스는 특심원으로부터 청구성립 심결을 이끌어 냈다. 현대약품이 제기한 소송의 결과보다 먼저 심결이 내려진 것이다.

당시 특심원은 현대약품 디클렉틴에 대해 재검토를 실시한 결과 ‘특허무효사유’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현대약품이 애초부터 특허를 받지 않았어야 하는 제품이란 지적도 내놨다. 그러나 현대약품은 이에 불복하고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이 사장은 R&D 부문에서 거침없는 투자를 지속한다는 점은 자체 신약 개발로 상품 의존도를 줄이고 장기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 과제 중 경구용 제2형 당뇨병 치료제(HD-6277)는 지난해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연구결과가 공개됐으며, 현재 유럽(독일)에서 임상1상이 진행 중이다. HD-6277은 현재까지 특이적인 부작용 보고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외에도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치료제 등 의약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약품은 2018년~2020년까지 약 500억원을 R&D에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호재로는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로피니롤 서방정’이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것이다. 오리지널 제제는 GSK의 리큅피디정으로 지난해 41억원(기준 아이큐비아)의 판매액을 올렸다. 더불어 다른 파킨슨병 치료제인 리사길린 성분의 신제품도 연내 발매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개발비 부담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익성 개선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