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게임이 궁금해-⑥] 또 다른 '한류 주역'…메이플스토리의 16년
[장수 게임이 궁금해-⑥] 또 다른 '한류 주역'…메이플스토리의 16년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6.0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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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넥슨이 서비스하고 있는 온라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메이플스토리'는 2030세대에게 '추억'과도 같은 존재다.
 
몸보다 얼굴이 큰 2등신의 아기자기한 캐릭터는 이른바 '대두 게임', '초딩 게임'으로 불리며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당시 초·중·고 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추억의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이 써내려간 기록들만 봐도 당시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새삼 실감할 수 있다.
 
지난 2003년 4월 정식 출시 이후, 올해로 서비스 16주년을 맞은 '메이플스토리'는 서비스 시작 후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매년 최고 동시접속자수를 경신했고, 국내 누적 회원수는 1800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이 이 게임을 거쳐갔다는 얘기다.
 
해외도 예외는 아니었다. 메이플스토리는 현재까지 일본, 중국,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미국, 캐나다, 유럽 49개국, 브라질 등 총 110여 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전 세계 약 1억7000명의 이용자가 즐기고 있다.

메이플스토리가 또 다른 한류의 주역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화려한 그래픽도, 신작도 아닌 이 게임이 이처럼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뭘까.

'쉬운 조작'·'부분 유료화'·업데이트'의 삼위일체

메이플스토리에는 RPG 장르를 처음 접해 보는 유저들이 어렵지 않게 게임을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간단하고 쉬운 조작 방식으로 구현돼 있다. 단 몇 개의 키보드 키로 캐릭터 움직임이 가능하다. PC MMORPG 장르는 보통 여러개의 단축키와 복잡한 조작법이 요구되는데, 이를 단순화시켰다는 것이다.
 
좌(←), 우(→)의 움직임과 위(↑)의 맵 이동, 아래(↓)의 엎드리기, Alt키의 점프, Ctrl의 공격, Z키의 아이템 줍기만 익히면 게임을 100% 플레이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메이플스토리 론칭 당시 '부분유료화'라는 개념이 일반적이지 않았던 상황에서 이를 도입한 것이 큰 매력 요소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MMORPG 같은 방대한 용량의 게임은 당시 주로 '이용권'에 기반한 유료화가 대세였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대표적이다.
 
어린 학생들이 리니지를 이용할 수 없었던 이유도 이같은 금전적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메이플스토리가 '부분유료화'를 들고 나온 것이다. 어린 학생들은 열광했다. 적어도 게임 플레이하는데 있어 이용권에 돈을 쓸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떠나간 유저도 되돌아오는 업데이트". 메이플스토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메이플스토리는 매년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신규 콘텐츠를 공급하며 떠나간 유저도 다시 복귀시키는 저력을 보여준다.
 
자료=넥슨 제공
자료=넥슨 제공
실제로 지난해 6월에는 '검은마법사' 등장 소식을 알림과 동시에 무서운 속도로 인기 상승 곡선을 그리며 15주년 서비스 이래 '최고의 트래픽'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미 접속한 유저 기준으로 복귀유저가 220%이상 증가한 것.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상위권에 머물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 하겠다.
 
IP사업으로 장기 흥행 발판 마련

메이플스토리는 온라인 게임의 높은 인지도에 힘입어 애니메이션, 출판물을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 사업이 나와 성공한 원소스멀티유즈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TV 시리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한국과 일본에서 많은 인기를 얻은 바 있으며, 만화책 '메이플스토리 오프라인RPG'는 지금까지 82권(2016. 3월 기준)까지 출시되며 2016년 3월 기준 누적판매부수 1800만부를 돌파할 정도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검은마법사|넥슨 제공
검은마법사|넥슨 제공
또한, 메이플스토리는 닌텐도와 함께 공동 개발한 닌텐도 DS 타이틀로도 출시돼 많은 이들의 주목을 얻은 바 있으며, 카드게임인 메이플스토리 iTCG를 비롯해 학용품, 음료수, 각종 팬시용품 등 다양한 라이선스 상품들이 사랑 받고 있다.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한 음악 사업도 선전 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가 '메이플스토리'의 OST를 직접 연주하는 '게임 속의 오케스트라'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단일 게임 타이틀의 음원으로만 구성된 첫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해당 공연은 티켓 판매 시작과 동시에 13여분 만에 표가 매진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어 같은해 6월에는 국카스텐 하현우와 함께 작업한 '검은마법사' 테마곡 '다크니스(DARKNESS)' 디지털 음원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현장|넥슨 제공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현장|넥슨 제공
메이플스토리의 강점은 세대가 끊기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2030세대들에겐 추억의 게임이 됐지만, 지금의 10대들에겐 핫 한 게임이다. 다른 게임들이 특정 세대들의 고유 전유물이라면 메이플스토리는 세대를 이어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 3명중 1명이 거쳐간 메이플스토리, 국민게임이라 불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