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중국에 공들였건만'…LGD, 美 화웨이 보이콧에 POLED사업 '먹구름'
[이슈분석] '중국에 공들였건만'…LGD, 美 화웨이 보이콧에 POLED사업 '먹구름'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5.3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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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 영향이 국내 IT업계로도 퍼지고 있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의 POLED(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1조원 가량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소형 올레드 사업에 더욱 먹구름이 낄 것이란 전망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주로 미국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회사를 중소형 올레드(POLED) 사업의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의 애플과 중국의 화웨이가 가장 큰 고객사지만, 국가만 놓고보면 사실상 중국이 최대 고객사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최근 직접 중국을 오가며 'OLED 알리기'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15일 중국 상해에 위치한 더블트리 힐튼호텔에서 'OLED 파트너스 데이(OLED Partner’s Day)'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LGD 제공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15일 중국 상해에 위치한 더블트리 힐튼호텔에서 'OLED 파트너스 데이(OLED Partner’s Day)'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LGD 제공

그는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 'AWE(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에 방문, 이달 들어서도 중국 광저우에서 개최된 '세계 UHD 산업발전대회'에 기조연설로 나서며 OLED 대세화에 힘을 싣던 참이다.

특히나 화웨이는 세계 전 지역에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 신제품 스마트폰에 중소형 올레드 패널 탑재를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패널 공급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으나, 미국 제재로 화웨이의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대형 고객사를 잃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된 것.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미국 제재에 따른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최악의 경우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든 1억5600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수요는 여전히 미중 무역전쟁 등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로선 당초 POLED의 대형 고객사 납품 지연 등에 따른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이번 화웨이 제재로 상황이 더욱 녹록지 않게 됐다. 그렇다고 선뜻 화웨이에 패널을 공급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화웨이가 패널 공급을 요청해도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

여기에 중국 내부에서도 6세대 OLED 투자 계획 등을 통해 OLED패널 자체 생산 능력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어서 LG디스플레이의 POLED 사업 확대가 수월치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OLED 패널 공급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에 따라, 애플이 탈출구가 되지 않겠느냐고 제기한다. 하지만, 애플도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견해다.

미국의 화웨이 견제는 반대로 보면, 중국이 애플에게 보복할 명분이 주어지기도 한다. 중국 내에서 아이폰 불매운동, 관세 부과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애플의 중국 판매가 위축되면 아이폰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곧 납품사인 LG디스플레이에게 악재로 적용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영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실적은 영업손실 2138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라며 "시장에서 인지하고 있다시피 POLED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반영되면서, 1분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