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시전망] 맥 못추는 한국증시…전문가들 "하반기 소폭 반등 가능성↑"
[하반기 증시전망] 맥 못추는 한국증시…전문가들 "하반기 소폭 반등 가능성↑"
  • 김수향 기자
  • 승인 2019.05.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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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950~2500선 예상..반도체 반등, 기업 이익전망 하락세 5월부터 진정

[비즈트리뷴=김수향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최근 코스피가 ‘맥 못추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하반기 반등 여부’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2·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에는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재는 불안한 매크로 환경, 실적에 대한 부담 등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 극복, 반도체 업황과 기업실적 개선 여부 등이 하반기 증시 개선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아래로는 1950선, 위로는 2500선까지 움직일 수 있다고 예상 범위(밴드)를 제시했다. 반도체 업황의 반등이 예상되는데다 지난해 말부터 지속됐던 국내 기업 이익 전망 하락세가 5월 중순부터 진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코스피는 2012~2016년과 같이 2000선을 기준으로 한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중 무역협상은 유지되나 타결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정책적인 대응 및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완화로 경기 위축은 제한적이겠지만, 한국의 경우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기업이익 개선 기대감은 약하다는 평가다. 다만, 하향 조정폭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영업이익 둔화세가 바닥이 확인 된 이후에는 코스피가 상승했다”며 “이를 감안했을 때 최근 이익 둔화세가 언제 멈추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서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격화된 이후 반도체 업화 위축 등으로 관련 업종이 하향 조정을 주도했으나, 반도체 업황이 바닥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이후 조정 폭이 완화되고 있다”며 “IT업종을 제외하면 이익 감소세 또한 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코스피 지수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떨어진 코스피를 달러로 환산하면 1930선에 정도로 파악되는데, 코스피 하락과 더불어 환율 또한 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느끼는 하락폭은 더 크다는 분석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손실이 클 때 투자자의 대응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추가매수와 손절이 해당한다”며 “지금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손절을 하고 있는 상황이며, 현재 코스피가 ‘저가 매수’의 관점에서도 상당 부분 저점에 근접해 있어 추가 매수를 하는 시점으로 3분기 중후반을 제시한다”고 조언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5G 상용화가 본격화하고 4차산업혁명에 대한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하반기 국내 증시 환경이 1990년대 TMT(테크-미디어-통신) 버블이 불었던 때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IT, 통신, 전기전자 업종이 하반기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도 바닥을 다지고 실적 반등하려는 반도체, 에너지, 화학, 철강 업종 등도 지수의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화학, 에너지, 철강 섹터는 보통 실적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때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며 “불확실성 해소로 반등할 때도 수급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유입돼 지수 상승을 이끌기 때문에 이러한 조건에도 이들 업종은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결국 반도체 사이클 회복에 대한 기대감 형성 시기가 코스피의 유의미한 반등시점일 것”이라며 “반도체 사이클의 저점 형성 가능 시기는 3분기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