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 생가, 4년이나 지속되는 소유권 법적 분쟁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 생가, 4년이나 지속되는 소유권 법적 분쟁
  • 구남영 기자
  • 승인 2019.05.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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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명예회장
이종환 명예회장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 삼영화학그룹 창업주 이종환 명예회장(96)의 생가 소유권을 두고 경남 의령군과 재단법인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이하 관정재단) 사이에 4년 넘게 끈 법적 분쟁이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민사1부(박정호 부장판사)는 의령군이 "생가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관정재단을 상대로 낸 소송 청구를 기각했다고 29일 밝혔다.

   
의령군은 '관정 생가가 완공되면 소유권을 의령군이 가진다'는 2011년 체결한 양측 협약을 근거로 생가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가려달라며 2015년 3월 소송을 제기했다.

   
파기환송심까지 포함해 5심까지 가는 법정 다툼 끝에 대법원은 생가 소유권이 의령군에 있다고 확인했다.

   
그런데도 관정재단이 소유권을 넘기지 않자 의령군은 2017년 10월 이종환 생가 부동산 시가에 해당하는 32억6천만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의령군이 소유권 이전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는데도 생가를 넘겨받지 못한 것은 소유권이 관정재단이 아니라 이종환 명예회장의 아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의령군은 관정재단이 생가 소유주가 아니더라도 소유권을 넘겨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만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의령군의 독촉에도 관정재단은 소유권 이전은 권한 밖의 일이라며 버텼다.

   
재판부는 "관정재단이 생가 소유권을 이전하지 않은 점은 인정되지만, 고의나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관정재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의령군이 협약체결 때부터 생가가 들어선 토지 등이 관정재단 소유가 아닌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점, 관정재단이 이종환 명예회장 아들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을 기회를 일부러 포기하거나 조치를 게을리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패소한 의령군은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법적 다툼이 계속되면 이종환 생가를 문화·관광시설로 활용하겠다는 의령군 계획에도 장기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의령군은 2011년 8월 관정재단과 맺은 '관정 생가 조성사업이 끝나면 소유권을 무상으로 의령군에 기부채납 및 이전한다'는 업무협약을 근거로 생가가 완성되자 소유권을 주장했다.

   
의령군은 당시 농림지역이던 부지 용도까지 바꿔 생가 조성을 도왔다.

   
그러나 관정재단은 2012년 말 생가를 다 지었는데도 기부채납을 하지 않았다.

   
이종환 명예회장은 사재 8천억원을 출연해 국내 최대 장학재단을 설립한 인물이다.

   
문제가 된 생가는 그의 고향인 의령군 용덕면 정동리에 있는 옛집을 복원한 것이다.

   
6천100㎡에 안채와 사랑채 등 가옥, 연못, 폭포, 정원을 갖춘 전통 사대부 집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