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人사이드] 현대차 정의선, 파격 경영 신념…넥슨 김정주, 20조 넥슨 매각 안갯속
[재계 人사이드] 현대차 정의선, 파격 경영 신념…넥슨 김정주, 20조 넥슨 매각 안갯속
  • 이연춘
  • 승인 2019.05.24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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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들은 오늘도 경영현장을 발로 뛴다. 잠깐 쉬면 영원히 뒤쳐질 수 있다는 글로벌 경영환경을 생각하면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그들은 말한다. 기업의 방향키를 쥐고 있는 재계 인사들. 무엇보다 의사결정이 중요해진 경영무대에서 재계 인사들은 하나의 기업을 넘어 나라 경제를 이끄는 선장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비즈트리뷴은 매주 금요일자로 한 주간 이슈의 중심에 섰던 재계 인사들의 발걸음을 쫒아가 본다. <편집자 주>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지난 22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칼라일그룹 초청 단독대담에 초대를 받았다. 유창한 영어실력을 발휘하는 정 부회장. 그의 발언에는 참석자들의 시선이 모아졌다.

이날  정 부회장은 자신만의 경영색깔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특히 그가 말한 현대차의 중장기 비전은 큰 주목을 받았다. '고객 중심으로의 회귀'와 '고객 니즈 변화에 선제적 대응'. 핵심은 이렇다. 그의 발언은 시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사진 왼쪽)

이날 대담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30여분간 영어로 이뤄졌다. 정 수석부회장이 자본시장 주요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대담형식으로 소통한 것은 처음이다.

정의선 부회장, 고객 중심 경영 강조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 소유가 아니라 공유를 희망한다. 제 딸(대학생)은 미국에서 싼타페를 샀는데, 아들(대학생)은 운전면허 딸 생각을 안합니다."

그의 이런 발언이 끝나자 청중은 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그러면서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시류(時流)를 따라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이제 조금 알 것 같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고객 중심으로 회귀가 필요하다"며 "모든 직원이 고객을 중심으로 의사 결정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성장 과정에 경쟁자에게 많은 신경을 쓰기도 했는데 이제는 다시 고객에게 집중해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이 '품질 경영'에 집중했다면, 정의선 부회장은 '고객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해외법인장 회의에서는 "고객들이 어떻게 하면 우리 차를 사줄까만 생각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가장 큰 도전과제로도 미래 트렌드 대응을 꼽았다. 그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효율성 증대가 중요하고 외부 기술을 많이 수용해야 한다"며 "파트너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미래 성공요소"라고 말했다.

자율주행과 전장화 등 미래차 혁신기술을 이끌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전장화는 고객 편의를 증대시켜 주겠지만 결함도 같이 늘어나는 것 같다"며 "자동차는 스마트폰처럼 쉽게 재설정할 수 없기 때문에 품질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자동차 전문가의 면모도 보여줬다. 그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을 방문할 때 다른 회사 차를 운전하는 등 많은 차를 경험해 보려 노력한다"며 "고속주행 트랙에서 운전하면 일반도로에서 알 수 없는 자동차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룹 경영 전면에서 선 정 부회장이 경영능력을 인정받으며 위상을 높이기 위해 행후 가속페달을 어떻게 밟게 될지 이목이 모아진다.

김정주 대표, 넥슨 매각 향후 행보 관심

국내 게임업체 1위인 넥슨 매각이 안갯속에 빠지면서 김정주(사진) NXC 대표의 행보에 관련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가 추진 중인 NXC 지분 매각 본입찰이 연기된 가운데 향후 일정마저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사실상 매각 계획을 철회하는 수순이란 시각도 나온다. 넥슨 본입찰은 이미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매각 본입찰이 연기된 건 적당한 매수자가 없어서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 가격이다. 여기에 넥슨이 국내 1위의 게임업체이긴 하지만 현재로서 주력 게임인 '던전앤파이터' 외에는 이렇다할 '캐시카우(Cash Cow)'가 없는 형편이다.

김 대표 측은 당초 지분 매각 가격으로 15조~20조원 선을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의 인수합병(M&A) 거래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절대가격도 부담이지만, 시장에서는 '제 값'을 두고 논쟁이 적지 않다.

본입찰을 앞두고 김 대표가 월트디즈니를 찾아 직접 인수 의향을 타진하기도 했다는 후문이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또한 결과는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넥슨을 창업한 김 대표가 지분 매각을 두고 기로에 서면서 몇몇 인수후보 기업들이 투자확약서 등을 받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따라서 본입찰 일정은 계속해서 미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본입찰 연기에 대해 매각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 대표가 명분과 실익을 두고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