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요타 RAV4 '전기+휘발유' 보다 강렬한 '온+오프로드'
[시승기] 토요타 RAV4 '전기+휘발유' 보다 강렬한 '온+오프로드'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5.23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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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최고는 아니지만, '이것'도 할 수 있다".

토요타 코리아가 주최한 '뉴 제네레이션 RAV4(라브4)'의 시승 행사에 다녀왔다. 이 자리에서 토요타 한 관계자는 "라브4가 비록 오프로드에 초점을 맞춘 차는 아니지만, 오프로드에서도 결코 부족하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인다"고 말했다. '최고는 아니지만, 온로드 뿐 아니라 '오프로드'에서도 꿀리지 않는다'라는 자신감으로 보였다.
 
토요타 RAV4
토요타 RAV4
라브4는 그간 '도심형(온로드)에 최적화된, 그리고 패밀리카로 좋은 차'로 인식됐다. 하이브리드 기반으로 좋은 연비와 넓직한 차체를 뽐냈기 때문. 하지만 이번 풀 체인지된 라브4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좀 더 공격적이고 날렵해진 모습과 더불어 오프로드에서의 퍼포먼스 향상을 통해, '온+오프로드' 둘 다 가능한 차로 하이브리드의 뜻을 재정의 하는 듯 느껴졌기 때문. 토요타 관계자의 이러한 자신감은 실제 라브4를 직접 주행해보며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지난 22일, 서울 잠실에서 강원 춘천 소재 소남이섬 오프로드 체험장까지 왕복 약 130km를 라브4의 국내 판매 최고 등급인 '하이브리드 AWD'로 시승했다.

◆ 디자인 첫인상…실외 '강렬', 실내 '직관적'

먼저, 외관이다. 전면부에 날카로운 헤드라이트와 각진 프론트 그릴 등은 기존 라브4의 이미지를 전혀 떠오르지 않게 한다. 측면에는 위 아래로 라인을 길게 집어 입체감을 더했고, C필러 부분도 보다 스포티해졌다. 여기에 차량의 신발이라 할 수 있는 휠은 18인치 알로 휠이 적용 돼 럭셔리함도 묻어난다.
 
토요타 RAV4 측면부
토요타 RAV4 측면부
후면부도 선이 굵은 리어램프 디자인에 강인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야말로 다시 태어났다는 말이 정확히 어울린다. 다만, 강렬한 느낌을 싫어하는 오너에겐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법한 디자인이라 생각된다.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것이란 얘기다.

차량의 체격을 본다면, 4600mm의 전장과 1855mm의 전폭, 1685mm의 전고를 갖췄다. 차량의 무게도 1720kg으로 제법 가볍다. 하지만 트렁크 부분을 본다면, 준중형 SUV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9.5인치 급의 골프백이 가로로 들어가는 차량이 바로 라브4이기 때문. 여기에 60L 캐리어도 4개나 동시 적재가 가능하다.

인테리어는 한 마디로 직관적이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탁 트인 시야가 한 눈에 들어온다. 차량의 높이도 적당해 상당히 쾌적한 개방감을 선사하고 있었다. 센터페시아는 불필요한 기능들을 없애고 실용적인 기능들만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버튼식으로 구성돼 있었다. 운전자 입장에선 터치화면에 차량 제어 기능들을 넣는 형태보다는 이처럼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버튼으로 구성해 놓는 게 더 실용적이다. 계기판은 7인치의 부분 디지털 클러스터와 아날로그 계기판이 혼합 사용된 형태였다.

인테리어의 인상적이었던 점은 의외(?)로 가죽마감된 부분이 많았다는 점이다. 대시보드부터 도어 팔거치 부분까지 모두 가죽이 사용됐다. 특히, 무릎이 닿는 사이드 부분은 제조사에서 원가 절감의 이유로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죽마감을 사용함으로써 운전자를 배려하는 세심함까지 엿볼 수 있었다. 버튼 하나하나에도 신경쓴 티가 났다. 버튼 일부에는 플라스틱보다 윗 단계인 알루미늄 재질이 적용돼 있었다.
 
토요타 RAV4 실내
토요타 RAV4 실내
◆ 드라이브 모드 변화 '뚜렷', 오프로드에서 '진가발휘'
 
드라이브를 걸고 주행을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고유의 조용하고 부드럽게 가속되는 느낌이 좋았다. 고속도로에 진입 후, 속도를 올려봤다. '가솔린 차량보다는 힘이 약하다'라는 인식이 있던 탓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던 상태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힘이 좋았다. 조용한 엔진 소리에 시속 100km까지 올라간 줄도 몰랐던 것이다.

특히, 각 드라이브 모드의 변화가 어느정도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는 점이 좋았다. 라브4의 '에코(Eco)-스포츠(Sport)-노멀(Normal)-트래일(Trail)' 등 4개의 모드 변화는 그 간 탑승했던 일반 차량의 드라이브 모드와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에코 모드에서 주행할 경우, 배기음부터가 친환경적이다. 전기차의 느낌이 강하고 상당히 조용하다. 주행감도 노멀에 비해 '부드럽게 굴러간다'라는 느낌이 강하다. 스포츠 모드로 바꿨을 때에는 배기음 소리가 달라진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핸들이 보다 단단해지고, 악셀을 조금만 밟아도 RPM이 쭉 올라가며 변속 시점이 빨라진다. 서스펜션 셋팅까지의 변화는 없었으나 체감할 정도의 변화를 느끼기엔 충분했다. 오프로드 체험장에 도착 후, 노멀 모드에서 트래일 모드로 변경할 때 그 변화 체감은 더욱 확실하게 다가왔다.

극한의 상황을 위해 웅덩이가 깊은 코스, 15~20도 경사길, 언덕 및 자갈길 등에서 테스트를 시작했다. 웅덩이에 빠진 상태에서 노멀 모드에선 나오기가 제법 어려웠으나 트래일 모드로 전환 후에는 손쉽게 빠져나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좌우 비대칭의 경사길에서도 차의 중심이 좌측에 쏠려 있었지만, 전자식 4륜(E-Four 시스템)구동 기반의 상당히 밸런스 있는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자갈길에선 시속 40Km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이 가능했다.
 
토요타 RAV4 후면 트렁크
토요타 RAV4 후면 트렁크
이날 시승을 해보며 느낀 라브4의 매력은 한 마디로 멀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평상시에는 도심형에서 친환경적으로 활용되다가도 비포장도로에선 야생적으로 변하는 그런 이중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라브4에게 하이브리드는 이제 단순 '전기+휘발유'차에 그치지 않는다. '온+오프로드'에서 안정적인 주행까지 가능한 차. 가히 '동급 최고의 SUV'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