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톡톡] 증권사 호실적 이끈 ‘IB’..."하반기 진짜 실력 드러날 것”
[1Q 톡톡] 증권사 호실적 이끈 ‘IB’..."하반기 진짜 실력 드러날 것”
  • 김수향 기자
  • 승인 2019.05.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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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증권사 대부분 실적 기대치 상회...IB부문 성장세 ‘톡톡’
중소형 증권사도 IB강화...현대차·한양·이베스트 ‘약진’
2분기부터 증권사 ‘진짜 실력’...하반기 각축전 예상

[비즈트리뷴=김수향 기자] 지난 1분기 호실적에 증권사들이 웃었다. 실적 배경에는 IB(투자은행)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는데, IB부문의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많게는 50%까지 차지하는 증권사도 있었다.

그래픽=김용지기자
그래픽=김용지기자

◆ 대형증권사 대부분 실적 기대치 상회...IB부문 성장세 ‘톡톡’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1분기에 기록한 순이익 2186억원(이하 연결기준)은 국내 증권사 역대 분기 순이익으로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 1분기 미래에셋대우가 2000억원대 벽을 뚫은 후 한국투자증권이 이를 뛰어넘은 것이다.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5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4% 증가했다.

자기자본 규모 1위인 미래에셋대우는 전년 동기 대비 33.8% 감소한 142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증권사 중 3위에 올랐다. 희망퇴직 등으로 81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지만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특히, IB부문 영업이익이 746억원으로 전체의 52.5%를 차지해 지난해 같은 기간 23.2%보다 비중이 두 배 이상 늘었다.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23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5%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3.65% 증가한 1711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활발한 IB 딜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 IB부문 영업이익은 899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37.9%를 차지했다. IB부문의 비중은 지난 분기 22.3%보다 15.6%포인트 높아졌다.

KB증권은 위탁·자산관리 부문의 부진을 IB와 자산운용 부문이 만회한 덕에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1176억원과 873억원으로 각각 0.5%, 6.6% 증가했다. 1분기 위탁·자산관리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7.4%(666억원)나 줄었지만 IB와 자산운용 영업이익은 각각 321억원, 345억원으로 103.2%, 292.0% 늘었다. IB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27.3%였다.

 중소형 증권사도 IB강화...현대차·한양·이베스트 ‘약진’

현대차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수익(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034억원, 2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40.5%, 11.9% 늘어났다. 당기순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18.6% 증가한 204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 영업이익 기준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증권이 호실적을 거둔 배경엔 IB와 PI(자기매매) 파트의 약진이 자리잡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에선 초대형 IB를 비롯한 중대형 증권사가 IB 비즈니스를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증권은 '세운 3-1,4,5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 금융자문과 주선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꾸준히 틈새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는 평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분기 기준 역대 두 번째 호실적을 거뒀다. 순이익은 19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6% 축소됐지만 영업이익은 242억원으로, 6.6%가 늘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중소형사로서는 드물게 브로커리지(위탁매매), 홀세일(법인영업), IB, PI 등이 각각 20~30%의 수익을 내는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면서도 "이번 1분기에는 IB 수익이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양증권의 1분기 순영업수익은 약19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넘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IB부문과 법인영업부문이 각각 400%대 중반, 300%대 중반의 신장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3월 임재택 대표이사 취임 이후 IB영업본부를 IB본부로 확대하고, 법인영업본부를 에쿼티본부로 개편하는 등 신설조직의 성과가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 2분기부터 ‘진짜 실력’...하반기 IB 각축전

기대되는 것은 하반기 IB 각축전이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안 좋아지고 있는 2분기부터 증권사들의 ‘진짜 IB 실력’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IB와 함께 1분기 실적을 견인한 트레이딩 부문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반기 증권사 실적은 비교적 안정적 수익원이 되고 있는 IB시장에서의 경쟁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IB부문의 꾸준한 성장과 발행어음 사업 확장 등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춰가고 있는 초대형IB의 경우 국내외 증시 변화에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이후 높아진 증시 불확실성이 실적 전망에 부정적이지만 IB와 발행어음 사업은 2분기에도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IB부문의 성장은 연간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하반기 IB시장의 유동성 역시 여전히 풍부해 증권사 실적에 있어 이익 기여도가 상승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 전성기로 과거 사모펀드 형식으로만 운용했던 해외 부동산 펀드를 공모로 출시하면서 리테일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 등이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통적 IB부문의 호조는 추세적이며 신규 IB 비즈니스의 꾸준한 이익 기여도는 상승할 전망"이라며 "대체투자를 기반한 이익 성장과 청산시 중장기적 수익 다각화를 불러올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