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이어 액상형…국내 전자담배 '3라운드' 경쟁 돌입
궐련형 이어 액상형…국내 전자담배 '3라운드' 경쟁 돌입
  • 전지현
  • 승인 2019.05.20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쥴랩스 '쥴 vsKT&G '릴 페이퍼', 담배업계 판도변화 향한 '불꽃경쟁'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로 시작된 新담배 전쟁이 2년만에 '3라운드'에 돌입했다. 이번엔 액상형태 전자담배다. 담배업계 판도변화를 향한 업계간 '불꽃전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위쪽부터 시계 방향) 쥴랩스 '줄', 죠스, KT&G '릴 베이퍼'. 사진=각사 홈페이지 및 네이버 캡쳐.
(위쪽부터 시계 방향) 쥴랩스 '줄', 일본 전자담배 브랜드 죠즈, KT&G '릴 베이퍼'. 사진=각사 홈페이지 및 네이버 캡쳐.

20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쥴랩스는 전자담배업계 아이폰으로 불리는 '쥴(JUUL)'을 오는 24일 출시한다. 이를 위해 쥴랩스코리아는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신 론칭에도 나선다.

쥴은 폐쇄형 시스템(CSV)의 액상형 전자담배로 CSV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이 충전된 팟(POD)을 끼워 피우는 방식의 전자담배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이른 새로운 방식의 전자담배로 꼽인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전용스틱을 기기에 꽂는 형태라면, 쥴은 전용 액상 카트리지인 ‘포드’를 끼우는 방식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포드는 니코틴 함량이 3~5%인 것과 달리 한국 제품은 1% 미만으로, GS25와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과 플래그십 스토어 등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쥴'은 2017년 5월 미국에서 처음 소개된 후 USB처럼 생긴 간결한 디자인으로 미국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미국 전자담배 시장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쥴랩스는 아시아 국가 중 처음 진출하는 국가로 한국을 선택, 지난해 12월 한국지사인 쥴랩스코리아를 설립했다.

◆'아이코스'가 쏘아 올린 담배 전쟁, 궐련형에서 액상형으로 옮겨가는 '전자 담배'

기존 연초담배 시장에 궐련형 전자담배로 국내 시장에 '2세대 담배'를 내놓은 것은 필립모리스다. 필립모리스코리아가 지난 2017년 6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첫 출시하자 BAT와 KT&G도 같은해 각각 8월과 11월 '글로'와 '릴'을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이후 지난해 들어선 담배업계는 히팅 기기와 스틱들이 2세대 모델로 전환되는 시기에 맞춰 진화된 궐련형 전자담배로 '2라운드 경쟁'에 들어갔다. 아이코스 권장교체주기와 무상보증기간이 1년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기기 변경 시기가 도래했다는 이유에서 교체수요를 노린 선점 경쟁 때문이었다.

그리고 올해, 궐련형전자담배가 국내에 들어온지 3년차를 맞아 새로운 형태의 전자담배 불꽃경쟁이 시작됐다.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쥴'의 국내 상륙에 제일 먼저 맞불은 놓은 곳은 국내 담배업계 1위인 KT&G다.

KT&G는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 ‘릴 베이퍼’를 27일 선보인다. KT&G는 CSV 전자담배 '릴 베이퍼'와 액상 니코틴 카트리지 팟 '시드(SiiD)'를 편의점 CU를 통해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판매한다. '릴 베이퍼' 역시 '쥴'과 비슷한 USB형태지만, 기기 상단에 입을 대고 흡입하는 '슬라이드'를 장착해 위생성을 높였다.

KT&G는 '릴 베이퍼' 가격을 4만원에 책정, '쥴'(3만9000원) 보다 1000원 비싸지만, '릴 베이퍼'를 넣고 충전할 수 있는 '항균 파우치'를 기기 구입시 제공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에 대한 부담을 완화했다. '쥴'의 충전용 파우치는 수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엔 액상형 전자담배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일본의 전자담배 브랜드 죠즈 역시 올해 하반기 국내 판매를 앞두고 있어서다. 죠즈는 이르면 7월경 출시될 것으로 전해진다.

죠즈는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중국 심천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담배 전시회 IECIE(IECIE Shenzhen eCig Expo)에서 클램쉘 타입 'jouz S', 캡 분리형 제품 'jouz C', 일회용 'jouz A' 등 액상 전자담배 3종과 전용 액상 팟을 공개한 바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업계 1위를 선점하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은 현재 영국에서 액상담배 ‘아이코스 메쉬’를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판매를 위한 허가 신청 등은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미 제품이 출시된만큼 국내 법인 결정에 따라 언제든지 제품 판매에 돌입할 준비는 되어 있는 상태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이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옮겨갈지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2015년 정부가 궐련담배 가격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폭탄 인상하자 많은 흡연자들은 기존에 존재하던 액상형 전자담배로 갈아탔지만 이내 시들해지고 말았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일반 궐련 담배와 달리 흡입감과 맛에 있어 궐련담배와 유사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흡연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았던 것도 스틱을 통해 궐련을 끼우는 방식으로 연초담배 맛에 근접하면서 냄새 등 궐련 담배 불편함을 낮췄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쥴'과 '릴 베이퍼'는 기존 액상형 전자담배와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다.

담배업계 한 관계자는 "쥴 등의 신개념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호기심으로 출시 초기 흡연자들 구매가 증가할 수 있다"면서도 "액상형전자담배인 쥴이 미국에서 인기를 모았지만, 국내시장에서 입증이 안된만큼 소비자선택이 궐련형 형태에서 액상형으로 옮겨갈지에 대해선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