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게임이 궁금해④] 2살된 '검은사막M'...오픈부터 직접해 보니 '흥행비결 셋'
[장수 게임이 궁금해④] 2살된 '검은사막M'...오픈부터 직접해 보니 '흥행비결 셋'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5.1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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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펄어비스가 서비스하는 '검은사막 모바일(이하 검은사막M)'이 2년차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2월 오픈한 검은사막M은 오픈하자마자 PC 게임 못지않은 독보적인 그래픽 퀄리티로 큰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1년 3개월 가량이 지난 현재까지도 검은사막M의 퀄리티를 뛰어 넘는 모바일 게임은 찾아 보기 힘들다.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단순 그래픽의 퀄리티가 좋아서 검은사막M이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오픈 당시부터 지금까지 쭉 이 게임을 해오며 느낀 흥행 이유 세 가지를 짚어봤다.
 
◆ ①자체 엔진 통한 남다른 그래픽 퀄리티…스킬 '활용도 100%'

보통 MMORPG 류에서 많이 사용되는 게임 엔진으로 '언리얼엔진', '유니티' 등이 있으나, 검은사막은 달랐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조차 개발 기간 단축과 편리성의 이유로 이러한 해외의 엔진을 주로 활용하고 있지만, 검은사막은 펄어비스 사가 개발한 자체 엔진이 적용 됐다. 자체 엔진을 적용함으로써 초기 개발 비용은 늘어났겠지만, 게임 개발의 유연성과 최적화된 플랫폼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차별화된 그래픽 퀄리티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관건은 활용도다. 고퀄리티의 그래픽 엔진이 있어도 게임에 어떻게 잘 녹여내고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검은사막M은 그것을 잘 해낸 게임이 아닐까 싶다. 대표적인 게 스킬이다. 보통 검은사막M에서는 한 캐릭터가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8~10개정도 가량이다. 일반적인 MMORPG가 캐릭터 당 평균 4~5개의 스킬을 가지고 있다는 점으로 볼 때, 2배 가량 더 많은 스킬 수다.

모바일 MMORPG의 스킬 수가 적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째가 개발비와 그래픽의 한계이고, 둘 째는 스킬을 많이 만들어 놔도 작은 화면에 스킬을 배치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다. 검은사막M은 이를 모두 해결했다. 검은사막M 캐릭터들의 스킬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스킬 하나하나가 상당히 퀄리티가 있다. 보통 저렙(레벨이 낮은) 구간에서 획득할 수 있는 스킬은 심플하게 만들어져 있는 게 일반적이다.

검은사막M은 레벨과 상관 없이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이렇게 공들여 만들어진 스킬이 한 캐릭터 당 8~10개가 되는데, 이러한 스킬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구현해냈다. 바로 '휠방식'을 채택했다는 점. 휠방식은 기존 MMORPG가 4~5개의 스킬을 사용하는 한계점을 보완해냈는데, 일종의 '동전뒤집기'라 생각하면 편하다. 앞면에 스킬 4개를 배치하고, 뒷면에 스킬 4개를 추가적으로 배치시켜 총 8개의 스킬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스킬을 조합시킬 수 있었고, PVP(플레이어 간 대전)에서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픽 엔진을 십 분 활용한 예라 할 수 있겠다.
 
오른쪽 스킬란에 '휠방식'을 채용해 총 8개의 스킬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른쪽 스킬란에 '휠방식'을 채용해 총 8개의 스킬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 ②'나도 얻을 수 있다'…유저에게 희망을 주는 '제작·구매' 시스템

RPG 류는 결국 전투력 올리는 재미가 전부다. 전투력이 올라야 캐릭터가 강해지고, 캐릭터가 강해져야 공성전과 PVP 등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다. 검은사막M은 어떤 콘텐츠를 하더라도 전투력이 조금씩 올라가는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게임이다. 반드시 과금을 하지 않더라도 전투력을 올릴 수 있는 경로가 많으며, 심지어는 상위 랭킹권의 유저에게도 없는 최고급 아이템을 저렙 유저가 가지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과금으로도 얻지 못하는 아이템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상위 랭크의 유저와 최하위 랭크의 유저간 격차를 최대한 벌어지지 않도록 시스템화가 돼 있다.

또한 최상급의 아이템들도 게임 콘텐츠를 활용해서 제작 및 구매를 할 수 있도록 설계가 돼 있어, 유저들에게 희망감을 준다. "언젠가는 나도 저 아이템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말이다. 대표적인 게 재화 거래소 시스템이다. 보통 일반적인 RPG 류는 게임 내 재화로 살 수 있는 아이템이 제한적이다. 최고급 아이템은 과금을 통해 현금으로 살 수 있는 형태다. 하지만 검은사막M은 게임 내 재화로도 매물만 나온다면 최고급 아이템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아이템을 사려 하는 경쟁 유저가 많아도 선착순이 아닌 '무작위 시스템'을 통해 공평성을 부여해놨다.

이외에도 '제작 시스템'을 통해 게임 콘텐츠 중 얻는 재료로 최고급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해놨다. 이처럼 최고급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열어둠으로써 하위 랭크 유저들의 이탈률도 낮추는 효과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다른 MMORPG는 상위 랭크 유저와의 격차가 너무 커 박탈감이 들 때가 종종 있다. 검은사막M은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한 게임이라 느껴진다.

◆ ③다양한 캐릭터 즐기는 '가문시스템'

검은사막M의 1년 간 발자취를 보면, 새로운 캐릭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오픈 당시 ▲워리어 ▲자이언트 ▲위치 ▲발키리 ▲레인저 등 5개의 캐릭터로 시작해 지금은 ▲무사 ▲소서러 ▲다크나이트 ▲금수랑 ▲격투가 ▲매화를 더해 총 11개에 이른다. 여기에 각성·계승까지 고려하면, 직업 수로는 30여개에 달한다. RPG는 특성상 하나의 캐릭터를 꾸준히 오랫 동안 육성해야 강해진다. 그럼에도 검은사막M이 신규 캐릭터를 꾸준히 내놓고 이유는 뭘까. '가문 시스템'을 위한 큰 그림이었다.

검은사막M은 '가문'에 기반해 캐릭터가 성장한다. 캐릭터 개인의 전투력과는 별도로 '가문 전투력'이 따로 존재한다. 다양한 캐릭터를 한 가문 아래 육성해야 본캐(메인 캐릭터)도, 부캐(세컨드 캐릭터)도 덩달아 강해진다는 얘기다. 신규 캐릭터들이 여럿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경험하고, 조합시켜 하나의 강력한 가문으로 만들어나가게끔 해놓은 것. 그렇다고 새로 나온 캐릭터들의 육성이 힘든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한 가문에 모든 캐릭터들은 재화, 아이템 등이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빠른 육성이 가능하다.
 
11번째 캐릭터 '매화'
신규 캐릭터는 향후에도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검은사막M의 가문 시스템은 유저들에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이는 결국 유저들의 게임 이탈률을 막는 요소가 됐으며, "MMORPG 수명은 길어야 1년"이라는 인식을 과감히 깨버렸다. 검은사막은 현재까지도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4위를 유지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월 28일, 오픈 첫 날부터 꾸준히 이 게임을 해오며 느낀 점은 딱 하나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는 것. 게임 PVP 매칭과 캐릭터별 밸런스는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가야 할 문제지만, 이보다도 게임 콘텐츠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다는 얘기다. 사냥, 생활·채집, 공성, 레이드 등 MMORPG로서 갖춰야 할 다양한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새로 나온다는 점은 칭찬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