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기회를 찾아-②] 보복 관세의 틈새…반사이익 노려야
[美中 무역전쟁…기회를 찾아-②] 보복 관세의 틈새…반사이익 노려야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5.1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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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미국과 중국이라는 공룡의 무역전쟁이 본격화 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분명 이들의 무역전쟁은 국내 대부분의 기업에 있어서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렇다고 손 놓고 불경기에 여파를 맞을 필요는 없다. 모든 변화는 위기의 틈새에 기회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글로벌 경기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10일 미국이 중국의 2000억달러 규모의 5745개 수출상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오는 6월부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5~25% 올릴 것이라고 발표한 상황이다. 

이 발표 직후 세계증시 시총은 1조달러가 증발했다. 세계 GDP에서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0%에 달한다. 세계 무역에서도 22.6%를 차지하고 있다. 

◆ 미국, 한국 車관세 제외 유력…국내 기업 기회

다만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기회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먼저 완성차 업체들은 이번 미-중 관세보복의 한복판에서 가장 수혜자로 꼽히는 중이다. 

미국이 한국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고사위기에 처했던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호재로 꼽힌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자동차와 부품이 국가안보를 해친다는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슈퍼232조)의 적용을 검토해왔다. 이 과정에서 최대 25%의 징벌적인 관세가 유력하게 점쳐져왔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가 유럽연합(EU)와 일본에 자동차·부품 제한을 위합 협상을 진행해 관세 결정이 11월 14일까지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고율관세 표적에서 제외됐다. 

미국의 이같은 결정은 최근 중국과의 보복 관세를 물리는 과정에서 글로벌 경기침체를 우려했다는 평가다. 무역전쟁이 오히려 국내 완성차 업체에는 희망을 준 셈이다. 만약 유럽 및 일본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산 자동차의 미국내 경쟁력은 강화될 여지도 있다. 

◆ 非中생산시설은 관세 격차 활용 기회

모바일 시장도 이번 미-중 무역전쟁으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애플의 주력 상품이 아이폰이 중국의 폭스콘 공장에서 제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아이폰은 약 160달러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이는 북미에서 스마트폰 2~3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로서는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게 되는 요인이다. 가격이 오르는 아이폰의 대안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이 반사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 탓이다. 세계 최초의 5G 스마트폰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점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외신에서는 미국-중국의 무역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로 애플을 꼽는 중이다. 애플이 자체적으로 관세를 부담할 경우 내년 순이익은 최대 24% 감소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일찍이 베트남 등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건설한 기업들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국면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이미 베트남은 올해에만 해외투자 145억9000만 달러를 유치하면서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라 중국산 제품에 미국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걸 피하고자 증국 내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옮기거나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은 “이번 미국의 관세인상 조치가 지속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 중국 제품과 경쟁하는 우리기업들은 확대된 관세율 격차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모색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리스크 분산을 위한 제3 생산거점 모색 및 시장의 다변화를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