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기회를 찾아-①] 산업계 곳곳 '먹구름'…환율변동 어떻게 봐야할까
[美中 무역전쟁…기회를 찾아-①] 산업계 곳곳 '먹구름'…환율변동 어떻게 봐야할까
  • 이연춘
  • 승인 2019.05.16 1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가 급락(원달러 환율 상승)하고 있다. 국내 재계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되면서 환율급등에 대한 변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6일 시장전문가와 재계 등에 따르면 환율변동이 G2(미·중) 무역갈등에서 촉발된만큼 향후 미국과 중국의 협상 흐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그 흐름은 심상치 않다.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은 3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장중 연고점을 돌파한 뒤 차익실현 물량과 더불어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환율이 내려갔다. G2의 무역분쟁 불확실성으로 민감해졌던 시장이 관망세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1188.6원에 마감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불러오며 달러 강세를 부추긴 데다 이달 초 한국의 수출 지표 부진 등이 원달러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UBS, 바클레이즈, HSBC 등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G2 무역전쟁으로 세계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업고, 미국보다 중국에 미칠 부작용이 클 것으로 예상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6049억달러의 수출 가운데 미·중 양국에 2348억달러를 수출해 G2 의존도가 38.8%에 달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액은 1621억달러로 전체의 26.8%를 차지했고, 이 가운데 79.0%(1282억달러)가 반도체 등 전자부품과 화학제품의 중간재였다.

국내 경기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출기업 타격, 내수 침체, 환율 변수와 맞물리면서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원화 강세가 기업 실적과 수출에도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비상이 걸려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라 업종별로 희비가 나타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가속되면서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득보다 실이 앞서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환율변동이 산업별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이 1% 떨어지면 총수출은 0.51%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원화 환율 상승에 대해 업종별로 표정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전자와 자동차 등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은 기대를 높이고 있는 반면 원부자재를 주로 수입하는 항공 등의 분야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자업계는 세트와 부품 모두 수출 규모가 큰 만큼 환율 상승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장기적인 트럼프의 정책도 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되면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가격경쟁력 약화와 함께 수익성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는 얘기다. 주요 통화 대비 원화 절상 폭이 커진다면 해외시장에서 국내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국내기업의 수익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자동차업계도 최근 환율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수출 위주의 철강 및 조선 역시 긍정적인 반응이다. 다만 원재료 수입에는 부정적인 요인이기에 낙관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입부담이 큰 항공 등 일부 업종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달러화로 항공유를 사오는 항공업계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정유업계 역시 최근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는 환율 상승으로 인해 외화부채 부담이 늘어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는 반면, 앞서 달러로 사왔던 원유의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양면성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교역량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원화강세 심화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일방적인 달러화 강세 기조가 완화되고 미·중 무역협상이 결과적으로 부분 타결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를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