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시장서도 '경고등'…아픈 손가락 된 CJ CGV 터키법인엔 무슨일이
[이슈분석] 시장서도 '경고등'…아픈 손가락 된 CJ CGV 터키법인엔 무슨일이
  • 이연춘
  • 승인 2019.05.1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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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최병환(사진) CJ CGV 대표이사가 취임 첫해인 올해 터키법인 부진에 고민에 빠졌다.

CJ CGV가 영화 '극한직업'의 흥행에 힘입어 매출은 증가했지만, 터키법인과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이 늘면서 당기순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 CGV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46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2.4% 늘어난 23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8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리스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이 증가하면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국내사업은 영화 '극한직업'의 흥행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24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관객이 늘면서 영업이익도 563% 증가한 7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년 사이 국내 직영 극장은 8개 증가한 110개를 기록했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는 터키법인이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

터키의 경우 할인 프로모션 제한 등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화법 개정 여파로 기대작들의 개봉이 연기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 1분기 터키 매출은 38% 감소한 387억원, 영업이익은 82% 감소한 23억원이었다.

앞서 지난해 4분기에도 터키는 대규모 순손실을 내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6월 연결 대상 계열사로 편입된 터키법인에서 TRS(총수익스왑) 관련 1490억원에 달하는 평가손실이 반영된 결과다.

CJ CGV측은 "터키 투자에 대한 공동투자자 투자금 관련 TRS 평가손실과 영업권 일부 손상 반영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TRS 평가손실은 1776억원 규모이며, 70%에 해당하는 1488억원이 4분기 일시에 반영됐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터기 경제위기로 인해 올해 터키법인의 파생상품 손실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 CGV의 터키법인 파생상품 평가손실 우려는 지난 4분기에 일단락됐지만 1분기에는 영업단에서 악재가 발생했다"며 "터키 영화법 개정으로 하반기 이후 티켓 가격 할인 프로모션 시 제작사와의 합의가 필요해졌고 이에 따라 로컬 제작사들이 티켓 가격을 유리하게 협상할 수 있는 하반기 이후로 개봉을 연기하면서 1분기 영화 콘텐츠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부터 터키에서 영화 개봉이 본격화되더라도 제작사의 티켓 프로모션 영향력 강화는 CJ CGV의 영업에 중장기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터키 법인의 영업 부진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실적 추정치를 하향했고 이를 목표 주가에 반영했다"라며 "높은 부채비율(리스부채 제외 시 300%) 및 순차입금(리스부채 제외시 7000억원) 등 낮은 재무건전성 리스크 또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터키 간 정치적 갈등에 따른 박스오피스 부진 등으로 CJ CGV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셈이다. 때문에 신용평가사들은 일찍이 이 같은 국외 사업에서 리스크가 높다고 봤다. 2016년 CJ CGV의 마르스엔터 인수 직후 CJ CGV 회사채 등급은 'AA-'에서 'A+'로 하향 조정됐다.

CJ CGV 관계자는 "지난해 순이익 적자 전환은 장부상 평가 손실"이라며 "작년 8월 이후 리라화가 최저점을 찍은 후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어 향후 손실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