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복의순 교원에듀 사장, "정도영업은 교육기업의 핵심가치"
[인터뷰] 복의순 교원에듀 사장, "정도영업은 교육기업의 핵심가치"
  • 전지현
  • 승인 2019.05.14 09:45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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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관리 전문가 복 사장, '정도 경영'·'바른 영업'으로 조직 체력 강화

[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지난 9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교원그룹 본사 9층. 이곳은 교원그룹 에듀사업본부 직원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9층의 가장자리에 붙여진 간판. CEO(경영자) 집무실이다.

복의순 에듀사업본부 사장은 이 집무실에서 주로 업무를 본다. 사무공간 중 가장 좋은 위치에 CEO 집무실을 마련하는게 일반적인 기업들의 분위기. 왜 굳이 이 위치일까. 

복 사장은 "사장의 권위보다는 활짝 열린 문을 통해 자유롭게 직원들과 소통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정도 경영', '바른 영업'. 복 사장의 집무실에 들어서면 이같은 문구가 담긴 커다란 액자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이들의 교육을 다루는 업의 특성상, 눈앞의 숫자적 이익보다는 옳바른 경영과 영업 활동, 윤리적인 조직역량을 실천해야 아이들과 부모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는 회사의 방침이 전해지는 문구다. 영속가능한 교육기업으로 가기 위한 핵심가치인 셈이다.  

복의순
복의순 에듀사업본부 사장이 서울 중구 교원그룹 본사에서 지난 1년간 단행한 조직개선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교원그룹.

복 사장의 집무실에 걸린 액자에는 '올해 매출목표 4205억원'이란 문구도 있다. 경영자로서 당연히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

다만, 복 사장은 매출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느냐가 더 중요한 대목이라고 말한다. 핵심가치의 바탕 위에서 이뤄내는 목표달성이 결국 진정한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복 사장은 "현재 영업 가동인력이 6000여명 정도다. 5000~6000명 조직은 일시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교원그룹 에듀사업본부 조직은 큰 줄기가 잘 형성됐지만 (영업문화에) 부족한 면이 있었고, 이를 보완키 위해 자리했다. 기업가치로 '정도영업'은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교원이 변하고 있다. 교원그룹 에듀사업부문은 전반적인 체질변화가 시도되는 중이다. '바른 영업 실천' 선포 1년. 조직관리 전문가인 복 사장은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조직 문화 개선이 한창인 교원그룹 에듀사업본부가 지난해 4월 긴급 소방수로 투입한 주인공이다.

복 사장은 지난 1년간 교원 에듀 사령탑에서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했다.

◆32년 '삼성맨' 타이틀 벗고 '교원'으로 둥지 옮긴 조직관리 전문가

교원그룹 에듀사업본부는 빨간펜(진도식 학습지), 토요새(스마트 외극어 학습), 올스토리(ALL STORY, 전집) 등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는 그룹내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다. 교원그룹 지난해 전체 교육부문 매출 1조100억원 중 에듀사업본부 매출은 400억원으로 약 40%를 차지한다.

하지만, 1년여전 에듀사업본부는 홍역을 앓아야 했다. 그룹 상징성과도 같은 학습지 브랜드 '빨간펜' 일부 지구에서 에듀플래너들을 상대로 불완전 판매가 있었던 것. 시스템 헛점을 노린 결과였다. 에듀플래너란 '교육'과 '설계자'를 결합한 단어로, 교육과 관련해 필요한 서적, 학습지, 어학 등을 설명하고 권하는 교원의 교육전문가를 일컫는다.

표=교원에듀 홈페이지.
표=교원에듀 홈페이지.

평소 '사람=자산'을 입버릇처럼 말하던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경영철학과 '가르침에 있어서는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가 담긴 사명(가르칠 교(敎)·으뜸 원(元))에도 흠집을 가는 사건이었다. 이에 장 회장은 조직 문화 개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복 사장을 직접 영입했다.

복 사장은 "장 회장은 조직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을 필요로 했었다. 삼성에서의 조직관리 경험을 밑판삼아 교원과 인연을 시작했다"며 "첫만남에서 장 회장은 양심적인 기업가이자 교육자란 판단이 들어 제안을 바로 수락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복 사장은 1986년 삼성에 입사해 삼성생명 법인 및 GFC사업부 상무, 삼성생명 법인 및 GFC사업부 상무를 거친 '32년 삼성맨'이다. 특히, 삼성생명 스텝 시절, 퇴직연금 초기작업부터 영업을 했을 만큼 몸으로 현장을 배웠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복사장은 이후 임원으로 승진하며 여성이 많은 B2C조직을 관리했고, 이를 계기로 교원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리고 1년. 복 사장에겐 많은 변화가 일었다. 교육에 문외안이던 복 사장은 카페에서 처음 만난 학부모에게도 서슴없이 다가가 아이 교육에 대해 질문한다. 교육기업 수장인만큼 일상에서도 현재 교육트렌드와 상품을 계속해 체크하는 것이다.

삼성에서 깨우친 조직관리 노하우와 교원만이 가진 기업문화를 절충시키는 게 어렵지 않았을까. 복 사장은 단호한 표정으로 "'정도 영업, 바른 영업' 중요성에 대한 장 회장과 내 생각이 일치해 전혀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복 사장은 "여기에 포화상태인 교육시장에서 4000억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1조원을 향해 가려면, 조직 프로세스가 체계적이고 영업문화와 조직분위기가 좋아야한다는 등의 기업문화 형성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는 데 장 회장과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이익이 덜 날 수 있으나 바뀌어야 할 것이 바뀌지 않는다면 목표한 매출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장 회장과의) 공감대도 있었다"며 "회사 측 지원이 없었다면 일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직관리 전문가가 잡은 '빨간펜' 수술대, 4가지 '키워드'

교원 에듀사업본부는 복사장이 자리한 후 일대 변화가 일었다. 스마일에듀프로젝트가 실시됐고, 인사평가제도가 개편됐으며, 시스템 개선도 이뤄졌다. 내달부터는 수수료 제도 개편도 실시된다.

'스마일 에듀 프로젝트'는 센터 및 지구 출근시간을 조정하는 프로젝트로, 대다수 신규 입사자들이 35세 전후의 4세부터 초등생 엄마들이란 점에 주목해 기존 8시였던 출근시간을 9시로, 에듀플래너의 경우 10시로 조정한 제도다.

교원 에듀사업본부 '키즈 스마트 빨간펜'. 사진=교원그룹.
교원 에듀사업본부 '키즈 스마트 빨간펜'. 사진=교원그룹.

아이들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등교를 모두 편히 마치고 오라는 의미에서 근무여건을 바꾼 복 사장 의중이 담긴 제도 개선이었다.

또 복 사장은 영업목표 달성 실패에 따른 인사 이동 등의 불이익이 근무자들을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아 '정기 정배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한 센터장이 한 지역을 맡으면 영업성과에 상관없이 최소한 2년간 자리를 보장하는 시스템이다.

즉, 단기 성과로 관리자들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2년간 사업소가 얼마나 내실있게 성장했는지에 촛점을 둬 소신을 갖고 영업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아울러 부실영업을 막기위한 'IT지원 시스템'도 완성했다. 과거에는 문제가 발생한 후 부실영업이 감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원시스템을 IT로 고도화시킴으로써 계약서 입력 단계부터 불완전판매를 원천적으로 제거했다.

6월부터는 수수료 제도도 개편된다. 기존 플래너들은 판매액과 비례해 수수료를 받았다. 하지만 고객이 서비스를 중도 해지할 경우, 받았던 수수료 중 일부를 반납해야 했다. 수수료는 고객이 서비스 상품을 2년간 유지한다는 전제로 책정된 선지급 형태의 금액이었기 때문이었다.

복 사장은 "고객이 서비스를 해지하는 것이 과연 영업부 책임인가에 대한 상황인식이 생겨 과감하게 수수료 제도를 개편했다"며 "고객의 서비스 해지는 회사책임이란 생각을 갖게 된 것"이라며 제도 개편에 대한 판단을 전했다.

실제 방문판매를 영위하는 교육기업들은 판매자들이 첫 실적에 따른 소득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에 착안해 공통적으로 높은 수준의 선급수수료율을 유지해 왔다. 수수료율이 낮으면 경쟁사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하지만, 무리하게 계약진행을 하다보니 불법 명의 도용, 허위식 판매계약 등의 불완전판매와 위법행위들이 발생했다.

일부 영업현장에서 교사들에게 할부금을 부담지우는 부정행위도 발견되면서 피해사례들이 본세에 제보되기도 했다. 교원 본사에는 현재도 이 같은 피해 제보가 이어지는 중이다.

복 사장은 "개선된 제도는 선급수수료율을 대폭 낮추고 고객이 유지한 기간에 맞춰 수수료를 지급하는 시스템"이라며 "이럴 경우 추후 고객이 서비스를 해지해도 영업부가 받은 수당을 회수하는 일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복 사장 행보가 성공적이었음은 수치가 입증하고 있다. 과거 300억원 규모 계약이 이뤄졌을때, 3개월이내 해지률은 30%에 달했지만, 복 사장이 자리한 뒤 5%대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성장의 발판 '에듀플래너', 열린 채용 확대·근속 연수 연장이 매출 좌우

복 사장의 지난 1년간의 행보는 '조직 확대'와 궤를 같이 한다. 영업하는 회사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조직'이란 철학 때문이다. 그간 복 사장은 현장을 자세히 살피기 위해 전국 센터와 지구를 방문했고, 현재도 주 1~2회 현장을 찾는다.

특히 센터를 방문할때마다 ▲영업과 집객장소로 적합한지 ▲에듀플래너들이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가능한지 ▲학부모가 아이와 함께 왔을 때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유흥업소가 인근에 있는지 등을 두루 살핀다.

복 사장은 "방문판매를 기반으로 성장한 에듀사업본부의 성장 발판은 에듀플래너들"이라며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고객에게 상세히 전달할 수 없다면 회사는 매출을 올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교육업계 경쟁력은 얼마나 많고 좋은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가와 얼마나 많은 영업조직을 갖추고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말도 보탰다. 복 사장은 현재 채용 기회를 늘려 에듀플래너 조직을 확대하는 한편, 기존 조직체계를 변경함으로써 효율적인 영업관리 체계 및 직급 개편 등 에듀플래너 영업환경개선과 고성과를 창출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복 사장은 "신상품을 출시해도 똑같은 조직으로는 매출이 급증할 수 없다. 새로운 시장이 커지는 만큼 기존시장이 축소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채용을 통해 인력을 늘리면 성장이 가능해진다. 채용을 늘리면서 근속연수를 연장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교원에듀사업본부 애듀 플래너들 현재 6000여명이 활동하지만, 이중 5년이상 근속한 이들은 1000여명에 그친다. 이에 대해 복 사장은 "신규 인력이 근무를 지속할지 여부는 2, 3개월내 결정된다. 초기에 들어와서 교육시키며 비젼을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이들을 위한 커리큘럼, 과목 등에 중점을 두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향후 2~3년간 부실영업과 같은 잘못된 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데 주력한다는 각오다. 복 사장은 "'정도영업'은 기업가치에 있어 최우선 핵심 요소"라고 지적하며 "지난 1년간 정도영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고, 앞으로도 최우선으로 여길 것이다. 이 자리에 있는 동안 가장 중요한 문제로 삼고 방향성을 잡아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올해 교원 에듀사업본부 매출목표는 4205억원. 지난해 기준 4000억원이었던 매출 규모에 비해 높은 목표지만, 현재까지 성과가 장미빛이다. 올해 출시한 '레드펜 AI수학'은 출시 3주만에 회원수 2만명을 훌쩍 넘었고, 3월에 출시한 통합멤버십 서비스 '스마트 플랜 채움'은 출시 한달만에 회원수 1만명을 돌파했다.

복 사장은 "교육시스템을 통해 주부로 가정에 머물러 있던 여성들을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파트너로 성장시키며 교육전문가로 성장시키는데 계속 힘쓸 것"이라며 "동시에 프리미엄 멤버십 상품을 선보이는 등 대상연령을 확대하면서 고객접점 채널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전년대비 20%이상 매출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