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5G 상용화 한 달…소비자 오해와 불신 더 커졌다
[기자수첩] 5G 상용화 한 달…소비자 오해와 불신 더 커졌다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5.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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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협 기자
설동협 기자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지난달 3일.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국내에 상용화된 이후 한 달이 훌쩍 넘었다. 하지만 초반 반응은 신통치 않다. 통신장애 등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여전해서다.

기지국 증설 등은 차치하더라도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5G에 대한 과대표현으로 소비자들의 오해와 불만을 더욱 부채질만 하고 있는 상황은 많이 아쉽다.

대표적인 게 바로 최근 이통사가 자사의 5G기지국을 표시해 둔 '커버리지 맵(5G 전파수신범위 지도)'이다. 5G 수신불안에 따른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공개했으나, 실제로는 5G 이용가능 지역으로 표시된 곳으로 가도 전파가 안 잡히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
 
실제로 이통사의 5G커버리지맵 서비스를 보면, 5G 데이터 '이용가능'지역이 지도상에 붉은 색으로 표시된 상태지만, 해당 지역에 가도 수신 불량 상태가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실상 커버리지맵이 '전시용'에 불과하다고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과학기술정통부의 '이통3사 전국 기지국 신고 현황' 자료를 보면, 현재 5G 기지국은 지난달 22일을 기준으로 서울·수도권 및 지방 인구 밀집지역에 총 5만512개(장치수 11만751대)가 구축된 상태다. 여전히 기지국이 턱 없이 부족한 것이다. 이에 5G망에서도 LTE(4세대 이동통신)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입장에선 5G가 단순 '비싼 LTE'로 불린다.

이통사는 연내에 기지국 장치 23만대를 구축해 85개 시의 동 단위 주요지역까지 5G 수신 커버리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분통을 터뜨린다. 이미 5G 요금제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5G 네트워크 구축이 완료될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기만 해야하는 입장이기 때문. 그렇다고 이통사가 5G 초기 고객에게 요금제 보상을 해주느냐. 그럴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이러한 고객 불만 탓에 최근 이통사는 기존 5G 기지국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부랴부랴 내놓고 있다. 5G 네트워크 품질 향상과 관련된 'EN-DC', '빔포밍', 'MU-MIMO(다중 사용자)' 등의 기술을 본격 확대 적용하고 나선 것. 이통업계에 따르면 이 기술들은 5G 단말기의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리고, 동시에 여러 사용자들에게 전송 속도 저하 없이 원활한 5G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다시 말해 5G 서비스의 속도 향상에 기여한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소비자들이 5G 서비스 품질 향상을 체감하기에는 부족하다. 분명 이러한 기술들이 5G 서비스 품질 개선에 효과는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소비자들이 품질 향상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등에는 5G 서비스의 속도, 커버리지 등의 소비자 불만과 관련된 글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이에 5G 단말기를 반납하고 개통을 철회하는 고객까지 나오고 있다.
 
5G 상용화 한 달. 지난 11일을 기준으로 국내 5G 서비스 가입자는 이제 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이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국내 5G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5G 고객이 늘어날 수록 통신장애 등 품질에 대한 불만도 늘어날 듯 하다.
 
그렇다면 이통사도 이제는 5G에 대한 과대표현으로 소비자들의 오해와 불만을 가중시키기 보다는 피부에 와닿을 수 있을 만한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가야 할 시기가 아닐까.
 
고객의 불신은 곧 이통사의 5G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