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재인수 반년…윤석금 회장, 그룹 성장 새역사 쓴다
코웨이 재인수 반년…윤석금 회장, 그룹 성장 새역사 쓴다
  • 이연춘
  • 승인 2019.05.0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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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한국에선 실패하면 다시 일어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실패한 기업가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제 꿈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29일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코웨이 재인수를 전격 발표했다.

윤 회장은 "실패한 기업인도 재기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으면 좋겠다"며 코웨이를 되찾아 웅진을 재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년이 지난 웅진코웨이 간판을 달고 고속 성장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꾸준히 코웨이에 구애를 펼쳐 온 윤 회장의 승부수가 결실을 봤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웅진코웨이는 경영 실적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액에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1분기 웅진코웨이의 매출액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9.5% 성장한 7092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9%, 5.5% 증가한 1351억원, 1003억원을 기록했다.

 

윤석금 회장

 

국내외 렌탈 판매 계정 증가, 말레이시아 법인과 미국 법인 등 해외 사업 성장 등이 기업 경영실적을 끌어올렸다.

일각에선 "미세먼지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렌탈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역대 최대 분기 렌탈판매를 달성해 목표했던 연간 매출액 10% 증가에 근접했다"고 했다.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환경가전 렌탈시장은 앞으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렌탈시장 1위 사업로서 시장의 볼륨확대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여기에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도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환경가전 렌탈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은 연구원은 "지난 1월 실적은 웅진이 코웨이를 인수한 이후 첫 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부합했다"며 "국내 금융리스 항목인 의류 청정기와 전기레인지의 판매 호조에 회계기준 이슈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해외 매출액 역시 거래 확대로 전년 동기보다 40% 넘게 늘었다고 안 연구원은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지난 6개월 동안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에서 웅진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은 일정 부분 해소했다"며 "향후 기업과 주주 가치 상승을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환경가전 매출은 5% 성장할 전망이며 말레이시아와 미국이 매출액 기준 각각 40%, 17%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웅진에 로열티를 지급하게 될 확률이 높은데, 로열티는 매출액의 0.5%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코웨이를 중심으로 웅진그룹을 재건하는 것은 윤 회장의 또 다른 도전이다. 코웨이 인수로 웅진은 그룹 재건의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는 평가를 받는다.

웅진그룹 자산은 2조5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웅진씽크빅·웅진렌탈 방문판매 인력과 코웨이 인력을 합쳐 3만3000명의 방문 판매망을 구축했다.

그룹 재건에 박차를 가한 윤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의 직접적인 경영참여는 없다.

일각의 경영 참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안지용 웅진그룹 기획조정실장(전무)은 웅진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됐다. CFO 지명권을 갖고 있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안 전무를 신규 CFO로 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무는 유임되는 이해선 웅진코웨이 대표와 함께 윤 회장의 사업 철학을 회사에 주입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관계자는 "렌털시장은 연 10%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1인 가구 증대와 고령화, 소비패턴의 변화 등 거시적 환경 변화에 따라 렌탈 수요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불모지와 같았던 렌털시장에서 정수기,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히트시켰듯, 거시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시장을 열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