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게임이 궁금해②] 올해 벌써 21살…청년된 '리니지', 잘 큰 이유 '셋'
[장수 게임이 궁금해②] 올해 벌써 21살…청년된 '리니지', 잘 큰 이유 '셋'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5.0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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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란 IP(지식재산권)의 21년 장기 흥행은 한국 게임산업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보적인 성공 사례다.

리니지는 현재까지도 모바일부문에서 왕좌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PC부문도 '라마스터'로 새단장해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전 세계적으로도 '리니지'처럼 PC와 모바일 모두에서 대박을 터뜨린 IP는 드물다. 리니지가 이처럼 불패 신화를 써내려 갈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또 하나의 현실과 같은 커뮤니티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 ▲게임성 개선 등이 장수 게임으로 잘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커뮤니티·콘텐츠·사용자편의'의 삼위일체

리니지는 1990년대 말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과도기 시절, 유저들에겐 또 하나의 커뮤니티 장이었다. 리니지란 공간속에서 유저들끼리 '디지털 사회'를 만들어갔다. 정치, 경제, 제도, 결혼 등 모든 사회적 활동들이 리니지란 커뮤니티에서 이뤄진 것이다.

유저들은 '혈맹'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하나의 집단으로 묶였다. 현실로 치자면 일종의 군대 또는 기업과 같다. 소속감이 생긴 것이다. 이를 중심으로 유저끼리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고, 공성전과 혈맹 레이드 등 혈맹시스템을 통해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구성원끼리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시켰다.

이러한 소속감과 유대감은 자연스레 유저들의 게임 사용시간을 늘리고 게임 이탈률을 낮추는 효과를 낳았다. 이른바 '린저씨(리니지+아저씨)'의 탄생 순간이었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당시, PC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리니지를 하는 젊은 청년들이었다. 리니지 세계에 입성하기 위해선 입장권(유료 이용권)이 필요했는데, PC방에선 무료로 게임 이용이 가능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유저들은 집이 아닌 PC방을 택했다.

그렇게 10년, 20년 세월이 지나 그들은 어느새 한국 경제의 허리 격인 '3040세대'가 됐다. 경제력이 점차 생기면서 리니지란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최상급의 아이템(무기, 방어구) 등을 얻기 위해 재화를 투자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리니지가 성장하는 촉매제가 됐다.
 
리니지의 세계관은 방대했다. 단순 캐릭터를 키우는 요소에서 그치지 않고, 각각의 캐릭터에 담긴 이야기와 게임을 진행하면서 알아낼 수 있도록하는 에피소드 형식을 통해 유저들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지금까지 리니지는 1년 평균 2회씩 대규모 업데이트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보통 MMORPG의 대규모급 업데이트는 장르 특성상 방대한 내용 탓에 일반 캐주얼 게임의 업데이트와 달리 새로운 게임 하나를 출시하는 수준으로, 상당히 번거롭다. 이를 20여년이란 시간 동안 꾸준히 진행한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번에 새롭게 단장한 '리니지 리마스터'에서도 그래픽, 전투, 사냥 등 게임 전반을 탈바꿈시키는 업데이트를 선보였다.

리니지는 사용자 편의도 시대에 맞게 맞춰갔다. 이번 리마스터에서 선보인 'PSS(Play Support System, 플레이 서포트 시스템)'과 더불어 모바일 환경을 고려해 '예티'앱과 연동시킨 원격 플레이 모드 등이 대표적이다. 유저는 PSS를 활용해 사냥, 구매, 귀환 등 직접 플레이하는 것과 같은 모든 패턴을 설정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 '예티(Yeti)'를 활용해, PC앞에 앉지 않아도 원격 플레이가 가능토록 했다. 여기에 캐릭터 상황에 대한 푸시 알림을 설정하면 예티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게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선보였다.

이러한 사용자편의를 위한 엔씨소프트의 노력은 모바일인 리니지M에서도 이어진다. '무접속 플레이' 기능, '보이스 커맨드' 기능 등을 도입해 시대에 맞춰 트렌디한 '리니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성년된 리니지, 신작으로 새로운 20년 준비

리니지는 1998년 서비스 개시 후 15개월 만에 최초로 100만명의 회원을 넘어서며 PC 온라인 게임 시대를 열었다. 2007년에는 단일 게임 최초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했고 2013년 2조원, 2016년에는 누적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총 누적 매출은 3조5000억원까지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일 게임 콘텐츠로 이같은 성과를 거둔 상품은 없다. 이러한 흥행 신화는 모바일에서도 이어갔다.
 
그래픽=이용지 기자
그래픽=이용지 기자
지난 2017년 6월에 출시한 리니지M은 원작 PC 온라인게임 '리니지1'의 핵심 요소를 모바일로 구현한 MMORPG로, 기존 리니지1을 플레이했던 이용자와 '리니지'란 게임에 추억을 떠올리는 이용자들이 리니지M으로 몰렸다.

사전 예약자 수는 550만명에 달했고 출시 당일 매출액은 107억원을 기록했다. 한달 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 출시 1년 만에 1조원 매출 달성 등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의 흥행 기록을 모두 깨버렸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이용자들은 리니지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도를 보이며, 구글플레이 기준 22개월 간 안정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리니지란 IP가 흥행보증 수표로 통하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향후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도 흥행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게 '리니지2M'이다.

당초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에 출시 예정작으로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을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이르면 하반기에나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2M의 경우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11월 'NC 디렉터스컷' 행사에서 최초로 선보이며 업계 관계자들의 내년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혔다.

이 게임은 기존 PC MMORPG '리니지2'를 모바일로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닌, 대단위 전투를 포함한 MMORPG의 특성을 살린 리메이크 버젼으로 평가되고 있다.
"리니지가 그 20년을 넘어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자 한다".
 
지난해 11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발언이다. 당시 리니지 리마스터를 소개하며 언급한 발언이지만, 리니지란 게임의 새로운 20년을 위한 포부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동안의 20년이 '리니지-리니지M'이었다면 앞으로의 20년은 '리니지리마스터-리니지2M'의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