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총, ‘주주가치 제고·지배구조 개선’에 집중
올해 주총, ‘주주가치 제고·지배구조 개선’에 집중
  • 어예진 기자
  • 승인 2019.03.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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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어예진 기자] 기업들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변경 안건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20일 '2019년 정기주주총회 이슈-정관 변경안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올해 정관변경 안건 관련 특이사항으로는 정관 변경 안건의 분리 상정 움직임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자발적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의 설치 등이 올라왔다.

최근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주주활동이 활발해지자,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모습으로 풀이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 정관 변경 안건 분리 상정, 2년새 급격한 증가

정관 변경 안건을 분리 상정한 기업은 2017년 5개사에 불과했으나 2018년 17개사로 증가했다. 올해는 정기 주총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도 벌써 14개사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정관 변경 안건의 상정 움직임에 대해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 제고 모두에 기여할 수 있어 더욱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연구소 측은 "주주권익을 보호하는 조항과 이를 해치는 조항이 정관변경 안건으로 일괄 상정되는 경우 주주 입장에서는 전체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정상적 경영활동에 필요한 정관 조항이 다른 조항의 문제로 부결되는 난감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기업 지배구조 쇄신’만이 살 길

이사회가 경영진의 업무를 감독할 수 있도록,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역시 올해 주총의 주요 특이사항이다.

실제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SK, BGF리테일, 오리온 등 많은 기업이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변경하고 있다.

연구소 측은 “이는 이사회의 업무 감독 기능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이러한 움직임이 실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자산총액이 2조원이 안돼 감사위원회 설치를 도입할 의무가 없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모습도 관찰됐다. 농우바이오와 원익IPS, 한미사이언스 등은 감사위원회 설치를 위한 정관변경 안을 상정했다.

오리온, 진에어 등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기 위한 변경안을 상정하는 등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한진은 올해 주총을 앞두고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겨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정관변경안을 냈다.

연구소 측은 이에 대해 다른 기업과 달리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감사위원회를 설치해 감사 선임과 관련된 주주제안을 무력화하기 위한 조처라는 비판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올해 정관 변경안에 대한 우리 연구소의 반대 권고율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전자증권법) 시행에 따라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하는 기업의 수 자체가 크게 늘어난 것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반대 권고율 비교 시에는 이러한 통계적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