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3000억원에 '케이스위스' 팔았다...자본안정화 마지막 퍼즐 '완성'
이랜드, 3000억원에 '케이스위스' 팔았다...자본안정화 마지막 퍼즐 '완성'
  • 전지현
  • 승인 2019.05.0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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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전지현 기자] 이랜드가 케이스위스(K·SWISS)를 매각했다. 앞서 자본건실화 작업 일환으로 티니위니, 모던하우스 등을 매각한 이랜드는 이번 케이스위스 매각으로 부채비율을 160%까지 낮추게 됐다. 자본건전화 작업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사진=이랜드.
사진=이랜드.

이랜드월드(대표 김일규)는 중국 스포츠브랜드 엑스텝(Xtep)을 운영중인 엑스텝인터내셔널 홀딩스(대표 Shui Ding, HKG:1368)와 케이스위스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 (SPA)를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매각 금액은 미화 2억6000만 달러(한화 약 3000억원)로, 8월 딜클로징(매각완료)이 이뤄질 예정이다.

◆中 엑스텝에 매각하며 부채비율 160%까지 낮춰, 연내 150% 목표

이번 매각을 통해 투입되는 자금은 이랜드가 목표한 부채비율에 근접한 수치로 낮추게 된다. 케이스위스는 티니위니, 모던하우스 등 매각을 통해 자본안정화 작업을 진행해온 이랜드에게 브랜드 매각 작업 방점을 찍는 마지막 수순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랜드는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지난해 말 부채비율을 이랜드월드 연결기준 172%까지 떨어뜨렸다. 케이스위스 매각 자금을 더하면 부채비율은 160%까지 떨어진다. 이랜드는 연내 부채비율을 150% 이하까지 줄일 계획이다.

여기에 이랜드는 티니위니, 모던하우스 등 브랜드 매각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불황기에도 강한 경쟁력을 확보한 사업군 경영 호조와 더불어 수익경영을 통해 그룹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2% 증가한 43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이랜드의 케이스위스 매각은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2013년 매입 당시 2000억원에 사들인 케이스위스를 웃돈 1000억원을 얹져 3000억원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케이스위스 지난해 매출은 2400억원이었다.

이윤주 이랜드 CFO는 “사업적으로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호실적을 내고 있을 뿐 아니라 연내에는 수익구조와 재무구조 재설계를 통해 어떠한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본 구조가 완성될 것”이라며 “내년 40주년을 앞두고 신용등급 상향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 면모를 갖추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엑스텝, 파트너쉽 구축으로 중국 슈즈시장 함께 공략

이랜드는 지난 2013년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패션 상장사인 케이스위스를 인수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케이스위스는 2009년에 프랑스 부츠 브랜드인 팔라디움(palladium)을 인수해서 운영 중이었다.

케이스위스를 인수한 엑스텝은 중국 내 전문 스포츠웨어 선도 기업으로, 스타일리시하고 기능성을 갖춘 다양한 스포츠웨어 제품들을 제공하고 있다.

엑스텝은 중국 내에서 독점 유통권자들을 산하에 두고 31개의 성, 자치구, 지방에서 62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는 등 방대한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이번 인수로 중국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힐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동력을 얻게 됐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이와 동시에 이랜드는 엑스텝과 함께 케이스위스가 보유한 부츠 브랜드 팔라디움 합작사(JV)를 설립하고 중국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합작사 지분은 이랜드가 51%, 엑스텝이 49%다.

팔라디움 JV 설립은 중국 내 패션과 스포츠 의류사업에서 확고한 영업력과 유통망을 보유한 이랜드와 엑스텝 두그룹의 전략적 콜라보레이션이다. 이 공동 사업을 통해 팔라디움 브랜드를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슈즈 시장에서 효과적이며 신속하게 확장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팔라디움은 유럽에서 인지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부츠 브랜드로 중국 내에서 14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중국 10~20대 젊은 고객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윤주 이랜드그룹 CFO는 “이번 딜을 통해 이랜드는 자본건실화를 완성하고 중국 엑스텝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얻어 서로 윈윈(win-win)하게 되는 구조를 만들게 됐다”며 “양사가 팔라디움 JV를 통해 크게 성장하는 중국 슈즈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로 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