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에 뿔났다] 소액주주 목소리 커지는 주총…“대주주 전횡 막겠다”
[오너리스크에 뿔났다] 소액주주 목소리 커지는 주총…“대주주 전횡 막겠다”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3.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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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3월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주요 그룹들 사이의 화두는 ‘소액주주’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정부 및 기업이 주주의 참석을 독려하기 위한 노력도 있지만 해외 펀드의 경영권 다툼 등으로 소액주주의 의사결정이 경영권을 좌우하는 요인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증권가와 재계 등에 따르면 올해 주주총회는 유독 소액주주의 참여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일단 주주의 참석 여부는 기업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요인이 됐다. 3%룰에 셰도우보팅 폐지까지 겹치면서 정족수 미달로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사태가 적잖게 우려되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총장을 직접 찾지 않아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도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전자투표시스템을 통해 전자투표·전자위임장을 이용한 주주 전원에게 5000원 상당의 커피 모바일 기프티콘을 매주 월요일마다 일괄 발송하고 있다. 이 외에 주총장 방문시 선물을 제공하거나 전자투표 참여시 기프티콘을 발생하는 이벤트도 적지 않다. 

정족수 미달로 감사 선임이 실패하는 사례를 피해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액주주들의 주주권 활용이 적극적이 됐다는 점도 주효했다.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KCGI를 비롯해 엘리엇메니지먼트 등이 각각 한진그룹, 현대차그룹 내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며 주주제안 의안을 주주안건으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인지 올해 주총은 유독 소액주주의 주주제안 안건이 많다. 한솔홀딩스, 삼양식품, 무학, 예스24 등은 올해 모두 소액주주 주주제안을 받았다. 

각 펀드사는 물론이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의결권을 위임받아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스튜어트십 코드’를 도입하고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면서 주총의 긴장감은 높아지는 중이다. 

더 이상 대주주의 전횡으로 기업을 경영권을 전횡할 수 있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오너일가가 물의를 일으키거나 경영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이에 대한 심판의 목소리도 직접적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제는 대주주의 경영권을 위해 소액주주를 외면하기 힘든 구조가 돼 가고 있다”며 “정부가 주주총회일을 분산할 것을 권고하면서 앞으로도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KCGI를 시작으로 국산 행동주의 펀드가 소액주주를 업고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