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의 위기] 해법은 미래기술…R&D 역량 늘려라
[車산업의 위기] 해법은 미래기술…R&D 역량 늘려라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3.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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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향후 몇 년간의 연구개발(R&D) 성과가 앞으로 10년 뒤의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의 말이다. 수소차, 전기차, 자율주행기술 개발이 본격화되는 이 과도기에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10년 뒤 미래를 좌우하게 되리라는 말이다. 실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래 기술을 두고 치열한 투자경쟁이 벌어지는 중이다. 

이는 최근 국내 완성차 업계의 부진에 대한 반성도 있다. 그동안 R&D 투자에 인색했던 과거가 오늘날 완성차 업계의 위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의 R&D 투자비용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명함도 내밀기 힘든 수준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종합 기술경쟁력은 일본과 독일의 88% 수준으로 평가된다. 

현대·기아자동차의 2017년 R&D 투자액은 4조1000억원으로 독일 폭스바겐의 4분의 1, 일본 토요타의 5분의 2에 그친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2.8%에 불과해 폭스바겐(5.7%)과 토요타(3.6%)보다 떨어진다.

현대차 상용차 엑시언트 자율주행트럭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모습.ㅣ사진=현대차
현대차 상용차 엑시언트 자율주행트럭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모습.ㅣ사진=현대차

2017년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해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각각 2조3522억원, 2조1724억원으로 국내 완성차업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한국GM이 6141억원, 쌍용자동차가 1555억원, 르노삼성자동차가 1436억원이다. 현대·기아차가 그나마 전년 보다 1798억원, 1228억원 늘어난 것에 비하면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런 R&D 투자의 위축이 현재 완성차 업계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다행인 점은 최근들어 완성차 업계가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R&D와 미래기술 분야에 5년간 4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집행할 총 투자액을 해당 기간으로 나누면 연 평균 투자액은 약 9조원에 이른다. 

쌍용차도 지난해부터 R&D투자를 대폭 늘린 상황이고 한국GM은 R&D조직을 법인으로 분할하면서 글로벌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자율주행시대를 앞둔 상황에서 기술 개발에 뒤쳐질 경우 다시는 경쟁력을 회복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완성차 업계의 투자 경쟁을 이끌고 있다”며 “하지만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