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엔진 살리자] 지난해 고용률 감소·실업률 증가…"일자리 양적·질적 부진"
[일자리 엔진 살리자] 지난해 고용률 감소·실업률 증가…"일자리 양적·질적 부진"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3.31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지난해 취업자수 증가가 2010년 이후 가장 적었고, 고용의 질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시장 특징을 40~50대 및 고졸 고용률 감소, 취업자수는 감소한 반면 실업자는 늘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고용률은 60.7%로 전년대비 0.1%p 감소했는데,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였던 것과 동떨어진 모습이다. 또 인구 증가 대비 취업자 증가로 보면 2018년 취업자는 생산가능인구 증가분 25만2000명의 38.5% 수준인 9만7000명 증가에 그쳤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저 63.1%에서 최고 121.8%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지난해의 취업자 수가 이례적이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13년 3.1%까지 떨어졌던 실업률은 2010년 이후 최고인 3.8%까지 증가했다. 실업자 수 또한 100만명을 훨씬 넘긴 107만3000명에 육박해 어려운 고용상황을 대변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지난해 40대와 50대 고용률은 각각 0.4%p와 0.1%p 감소했다. 40, 50대는 15세 이상 인구의 38.2%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가족을 부양하는 주체로, 가계의 ‘경제 허리’라 불린다. 40대와 50대 가구주 가구의 소비지출은 평균 대비 20%이상 높아 고용률 하락이 가계소비 감소로 연계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모든 연령에서 고용률이 줄었던 2003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 40대와 50대 고용률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졸 학력인구의 고용률도 0.7%p 하락했다. 고졸 인구는 6만4000명 줄어든데 반해, 취업자 수는 3배 수준인 16만7000명 줄어든 결과다. 고졸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경연은 중졸이하 인구의 고용률도 2010년 39.7%에서 2018년 36.8%로 꾸준히 하락하는 등 저연령·저학력 층의 일자리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면서 고용시장의 부진을 우려했다.

지난해 15∼64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대비 0.1%p 증가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대비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경제활동인구의 비율로 정의하며,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을수록 전체 인구에서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전년대비 0.1%의 상승이 언뜻 보기엔 노동시장이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제활동참가율이 정체한 것은 취업자가 줄고 실업자는 늘어남을 의미한다. 노동시장에 진입한 사람은 줄고, 취업의사가 있어도 실제 취업하지 못한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경제활동인구 증가율을 취업자와 실업자 부문의 기여도로 나누어 보면 취업자 기여도는 –0.2%p, 실업자 기여도는 0.2%p로 나타난다.

한경연은 지난해 경제활동참가율은 취업자 부문의 증가가 경제활동인구 증가의 대부분을 이끌어 온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고령화와 더불어 급격한 고용보호 정책으로 일자리 상황이 지난해 양적인 측면 외에 질적인 측면에서도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근본적으로는 민간 중심의 고용이 늘어나야 하는데, 성장률 제고나 규제 완화처럼 실질적으로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경영환경 개선이 없다면 올해 일자리 사정도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