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M&A] '저비용 고효율' SKT…박정호 'M&A 공식' 통했다
[유료방송 M&A] '저비용 고효율' SKT…박정호 'M&A 공식' 통했다
  • 이연춘
  • 승인 2019.04.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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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로드 품는 SKT…유료방송 시장 재편 빨라진다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박정호(사진) SK텔레콤 대표가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응하고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티브로드 합병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번 합병이 공식화되면서 유료방송 업계에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는 전망과 함께 박 대표의 인수합병(M&A) 전략이 업계 주목받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이하 SKB)와 티브로드를 하나의 회사로 만드는 합병법인을 설립하면서 실탄은 최소화하면서 실익은 챙기는 '저비용 고효율' 합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자회사 SKB(SK브로드밴드)와 태광산업의 자회사 티브로드가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본계약을 맺었다. 합병기일 예정일은 2020년 1월1일이다.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외부 회계법인의 기업가치 평가를 통해 SKB와 티브로드 합병 비율을 75:25로 산정했다. 재무적투자자(F1)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 약 4000억원 투자까지 유치했다.

SK텔레콤은 이번 합병과 관련해 투입되는 비용을 최소화했다. 합병법인 가치는 SKB 3조5000억원, 티브로드 1조5000억원으로 총 5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로 SK텔레콤이 티브로드 합병 거래를 위해 투입한 자금은 사실상 없다.

SK텔레콤이 최소 비용으로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응하고,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최대 효과를 달성한 셈이다.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는 박 대표의 미디어사업 분야 확대에 초점이 맞춰진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콘텐츠 집중 투자'와 '비통신사업 확장' '5G 이동통신 서비스 접목'이라는 목표에 근접할 수 있어서다.

박 대표는 재계에서 M&A 전략통으로 꼽힌다. 2012년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를 직접 총괄했었고,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도 참여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SK그룹의 주요 캐시카우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5조원 가치를 지닌 ADT캡스를 성공적으로 인수도 진두지휘한 바 있다. 맥쿼리와 공동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지분 55%에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실제 투자한 돈은 7020억원에 불과했다.

이번 합병으로 유료방송시장의 재편이 본격화 되는 양상이다. SKB와 티브로드가 합쳐지면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은 23.8%가 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은 24.5%가 된다. KT계열의 시장점유율이 30.86%로 여전이 1위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계열과 경쟁할 수 있는 어느 정도 규모는 갖출 수 있다.

향후 주목되는 점은 SK텔레콤의 추가 M&A 행보다. 티브로드를 합병하더라도 유료방송시장에서 3위 자리 밖에 차지할 수 없다.

딜라이브, 현대HCN, CMB 등 주요 SO들이 언제든 M&A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유료방송시장 3위 자리에 만족할 지 미지수"라며 "자금력을 갖춘 SK텔레콤의 행보에 따라 추가적인 M&A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