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게임이 궁금해①] 15년째 잘도 달린다…2800만명 올라탄 '카트라이더'
[장수 게임이 궁금해①] 15년째 잘도 달린다…2800만명 올라탄 '카트라이더'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4.26 14: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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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넥슨의 인기 장수 온라인게임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가 꾸준한 업데이트 및 리그 개최 등과 연계되는 인터넷 방송 콘텐츠에 힘입어 인기순위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로 벌써 15살이 된 게임이지만 지난해부터 서서히 순위 역주행을 시작하며 10위권에 안착, 올해 2월에 들어서는 전년 여름 기간 대비 일간 접속자가 최고 6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 PC방 점유율 순위 또한 지속적인 상승세와 더불어 유튜브 생중계 동시 시청자 수 1만6000여명을 달성하는 등 신기록을 연일 경신함에 따라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이다. 넥슨에 따르면 카트라이더의 국내 누적 회원수는 2800만명, 글로벌(한국, 중국, 대만)로는 3억8000만명을 기록했다.
 
카트라이더|넥슨 제공
카트라이더|넥슨 제공
시들어가던 카트라이더, 어떻게 역주행했나
 
지난 2004년 PC게임으로 출시된 카트라이더는 점차 모바일게임의 성장 등 급격한 시장의 변화와 맞물리면서 내리막 길을 걸어야 했다. 이를 막기 위해 꾸준한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별 수 없었다. 그렇게 점점 이용자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듯 했다.

하지만 넥슨은 카트라이더를 포기하지 않았다. 끊임 없는 분석을 통해 단점들을 찾아내고 이를 수정해나가기 시작했다. 카트라이더는 흔히 유치해보이는 그래픽으로 인해 이른바 '초딩게임'이란 인식이 강한 점과 기존 유저들과 차이나는 카트(게임 내 자동차) 등으로 인한 높은 진입장벽 등이 지적 돼 왔다.

넥슨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용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보상을 확대, 이벤트, 피시방 보상 증가 등의 이벤트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유저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단점들을 빠르게 개선시켜 나가면서 점차 지표가 상승하면서, 카트라이더의 네이버 순위는 최고 3위까지 올랐다.

그러던 도중 카트라이더가 재도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찾아온다. 스마일게이트 사에서 만든 PC MMORPG '로스트아크'의 출시였다. 서버 오픈 당시 로스트아크의 이른바 '접속 대기' 대란에 지루함을 느끼던 이용자들이 심심풀이로 카트라이더를 발견, 플레이 하기 시작한 것이다. 카트라이더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이유에서다. 카트라이더가 한 게임 당 평균 5~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가볍게 플레이하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그 결과로 카트라이더는 주간 4배, 일간 8배의 유저 접속 상승세를 보이며 전성기 수준으로 지표가 회복됐다.
 
카트라이더 캐릭터 '다오'|넥슨 제공
카트라이더 캐릭터 '다오'|넥슨 제공
제 2의 전성기, 방송·e-스포츠와 함께 도약

카트라이더 이용자들이 다시 늘어난 데 대해, 업계에선 넥슨의 게임 운영방식 개선 등의 영향도 있지만 '보는 게임'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한다.

아프리카 BJ,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영향력있는 일반인)들이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카트라이더를 주제로 방송을 진행하면서 이용자들에게 카트라이더의 '보는 재미'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넥슨이 개최하는 '카트라이더 리그' 등 e-스포츠 대회까지 합세하면서 프로게이머들의 현란한(?) 플레이를 통해 팬덤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번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의 경우 지난 3월에 진행된 결승전 티켓은 예매 1분 만에 1600석이 모두 매진되는 기록을 남겼다. 결승전 온라인 생중계 시청자 수 또한, 총 47만명, 최고 동시시청자 수는 6만6000명을 달성했다.
 
카트라이더 리그1 결승전|유튜브 캡쳐
카트라이더 리그1 결승전|유튜브 캡쳐
이를 통해 2019년의 카트라이더는 이용자들에게 기존 유치한 '초딩게임'의 이미지가 아닌 '인싸(인사이더)게임'으로 재인식 되며 제 2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카트라이더 정규 e스포츠 대회 결승전이 외부에서 열린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이다. 카트라이더가 제2의 전성기를 맞으면서 더 많은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외부 개최를 결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카트라이더 개발을 담당하는 조재윤 넥슨 리더는 "최근 카트라이더의 성과는 넥슨을 비롯해 유저, 인플루언서 등 모두가 함께 이뤄 낸 것"이라며 "앞으로도 생방송 이벤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라이더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카트라이더는 이제 제 2의 전성기를 통해 또 다시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모바일이 주류가 된 상황에서 PC게임의 전성기이기에 더욱 빛난다. 15살의 카트라이더. 제 2의 전성기를 토대로 앞으로의 15년이 기대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