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빅딜] 내부에서는 기대 반, 우려 반
[아시아나 빅딜] 내부에서는 기대 반, 우려 반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4.2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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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어디가 인수할 분위기인가요?”

아시아나항공 한 관계자의 질문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안팎에서 이 질문이 수도 없이 거론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분위기는 최근 빈말이라도 조용하다고 하기 힘들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확정되면서 몸값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과 누가 새로운 주인이 되느냐에 따라 임직원의 운명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매각을 앞두고 변화가 한창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39개부문, 224개 팀을 38개 부문, 221개 팀 체제로 개편하고 비수익노선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한 상황이다. 

먼저 올해 9월 인천에서 출발하는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와 사할린 노선에 이어 10월 말 미국 시카고 노선 등 3개 비수익 노선에 대해 운휴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노선들도 다수 구조조정 후보에 오르고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인력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일각에서는 비수익 노선 조정에 따른 인력 조정을 점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매각이 확정된 이상 산업은행이나 금호산업의 최대 관심사는 높은 몸값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노동조합은 최근 매각대응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매각 절차를 예의주시 중이다. 이들은 매각 과정에서 고용승계와 조합승계, 단체협약 승계 등을 관철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30일 창립기념일의 주요 행사도 취소하고 시국강연회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조 측은 “투자자는 스스로 손해볼 일을 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우리 일터를 지켜내고 항공기 안전을 담보로 해야만 하는 시기”라고 전했다.

반면 긍정적인 분위기도 없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만한 자본력을 가진 곳으로 대기업집단이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 체제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경쟁력을 잃어왔다는 점에서 상당한 리스크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 

이 때문에 주요 인수 후보군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올 때마다 내부는 술렁이는 중이다. 어떤 그룹에서 인수하느냐에 따라 처우와 고용안정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 내부에서는 10대그룹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아직 변수는 적지 않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사모펀드가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다. 항공사업법 등에서는 외국인이나 외국법인이 한공면허를 받을 수 없게끔 돼 있지만 국내 사모펀드가 대주주가 되는 것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 투자수익을 우선해야 하는 펀드의 특성상 인건비 등 운영비 축소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리라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내부는 당분간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기내식 대란 이후 불만이 폭발했다가 지난달 감사의견한정 사태에는 상당한 불안감이 팽배했다”며 “매각 결정 이후에는 인수 주체가 누가 되느냐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형국”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