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빅딜] 1.6조 긴급수혈…회사 살리고 연내 새 주인 찾는다
[아시아나 빅딜] 1.6조 긴급수혈…회사 살리고 연내 새 주인 찾는다
  • 이연춘
  • 승인 2019.04.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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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유동성 위기에 놓인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해 채권단이 긴급 수혈에 나섰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당초 요구한 금액(5000억원)의 3배를 뛰어넘는 1조6000억원 규모다. 충분한 유동성 공급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자금난을 둘러싼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 동시에, 이 회사의 연내 매각 목표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정부와 채권단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25일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모두 1조7300억원을 투입한다. 1조6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에, 나머지 1300억원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고속에 각각 지원된다.

채권단이 이처럼 통 크게 지원을 결정한 배경은 훼손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아시아나항공이 갚아야 할 단기 차입금이 1조원에 달한다. 채권은행이 만기를 연장해주고 추가로 5000억원 이상 신규 자금이 유입되면 내년 초까지 유동성 위기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는 당면한 유동성 위기만 넘기면 된다고 여겼지만 예비적으로 충분한 자금을 갖고 있는 게 매각에 유리하다고 생각했고 안정성이나 집중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3조7000억원인데 1년내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이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금호그룹측이 요청한 5000억원으로는 차입금을 상환하기에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채권단의 지원안이 확정되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안에 매각계약을 체결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즉각 실사에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실사 기간이 1~2개월임을 감안하면 입찰공고는 6월 중으로 예상된다.

7~8월 중 예비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의 실사 등 과정을 거치면 이르면 연말께 본계약이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자회사들을 묶어 파는 일괄매각 방식 가능성이 유력하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금으로 최대 2조원으로 예상한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통매각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금호산업 구주매출에 대한 금액은 최대 1조원, 신주인수를 통한 아시아나항공 신규자금 유입은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항공업에 신규로 진출하는 회사는 신규자금 1조원이 예상되고, 결론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