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건설 CEO⑤] 현장전문가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에 쏠리는 눈길
[2019 건설 CEO⑤] 현장전문가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에 쏠리는 눈길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4.18 1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은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로 꼽히는 인사 중 한명이다. 오너 3세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체제가 강화되면서 3월부터 도입된 임원수시인사 제도에서 등장한 첫 CEO이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 수석부회장의 지분이 16.4%에 달하는 만큼 향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적잖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그룹 내에서 상당한 신임을 받는 인사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그의 이력은 현대엔지니어링 내에서도 이례적이다. 

김 사장은 1989년 현대엔지니어링 화공사업본부에 입사, 2013년 상무보A에서 상무로 승진한 뒤 이듬해 바로 전무로 승진했다. 이어 2017년 부사장으로 승진한지 2년만에 다시 사장으로 승진했다. 상무에서 사장까지 기간이 6년에 불과할 정도다. 

그가 이처럼 신임을 받게 된 배경에는 화공플랜트사업을 주도한 엔지니어로서 현대엔지니어링이 10대 건설사로 성장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ㅣ사진=현대엔지니어링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ㅣ사진=현대엔지니어링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은 오랜 기간 화공플랜트 분야에서 활약한 인사로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현대엔지니어링의 김 사장의 발탁 배경에는 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상존한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은 6조2962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반면 영업이익은 4537억원으로 11.8% 감소했다. 

경쟁 건설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호실적을 기록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결국 이런 상황이 김 사장의 과감한 발탁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화공분야는 국내 경기에 밀접하게 영향 받는 건설분야와 달리 해외 수주가 대부분이다.

사실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이 현대차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하지만 기업가치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11.72%를 보유한 2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이 지분은 그룹내 순환출자 해소 및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의 지배구조 강화에 활용 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모회사인 현대건설과 합병하거나 상장을 하게 되리라는 전망이 수년 전부터 끊임없이 거론돼 왔다. 이 경우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현대차그룹 오너일가의 지분 가치도 늘어난다.  

올해 지배구조개선 시행을 예고한 현대차그룹으로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관측이다. 

이런 외부의 시각과 별개로 내부의 기대감도 크다. 현대엔지니어링 내부에서는 김 사장이 평소에 인재양성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김 사장은 본부 시절에도 후배들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팀장들에게도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적극적으로 독려해 왔다”고 전했다. 

이런 김 사장의 지론은 취임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지난 1일 취임사에서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진솔하고 수평적인 소통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임직원들의 잠재력이 마음껏 발휘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창립 45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터닝포인트를 선언한 상황.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의 첫 CEO로 발탁된 김 사장은 과연 현대엔지니어링 안팎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지배구조 개편과 세대교체를 앞둔 현대차그룹에서 김 사장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