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 리콜사태 4800억 영업손실에 독일 본사 ‘파격 지원’
BMW코리아, 리콜사태 4800억 영업손실에 독일 본사 ‘파격 지원’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4.1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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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BMW코리아가 지난해 화재사고로 인한 리콜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리콜 비용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47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BMW코리아가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단번에 상회하는 규모다. 

그럼에도 BMW코리아의 지난해 순이익은 오히려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성장했다. 독일 BMW 본사의 전폭적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16일 BMW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는 그야말로 창사이후 가장 최악의 해였다. BMW 520d 등 일부 모델에서 화재가 설계결함에 따른 것으로 밝혀지면서 대규모 리콜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BMW코리아의 매출은 3조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774억원으로 창사이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가장 큰 요인은 판매관리비에 품질보증충당 부채전입액이 3051억원으로 급증한데 있다. 이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리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충당금으로 쌓으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진 것이다. 줄곧 이뤄지던 본사 배당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멈췄다.

2017년 BMW코리아의 영업이익이 105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지난해 적자규모는 BMW의 적잖은 부담이다. 지난 10년간 BMW의 영업이익을 모두 더해도 47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주목할 점은 BMW코리아의 이같은 영업손실에도 순이익은 오히려 흑자전환했다는 점이다. BMW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25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BMW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BMW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한 BMW홀딩스B.V.(네덜란드법인)는 지난해 BMW코리아에 4703억원의 단기 차입금을 빌려줬다. 금리는 0.06%. 시중 금리의 50분의 1도 안된다. 이어 BMW그룹 독일 본사인 BMW AG가 BMW코리아에 이전가격조정을 통해 총 4946억원을 지원했다. 

이전가격조정이란 BMW AG가 제품을 BMW코리아에 넘기는 비용에 환율 등을 반영한 것이다. 통상 900억~1000억원 사이로 책정되는 이전가격조정손익 항목에 리콜 비용을 추가하면서 BMW코리아의 영업손실을 보전해주는 방법을 택했다. 단기차입금과 달리 이전가격조정은 영업외수익으로 반영돼 순이익이 흑자전환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 

이를 통해 지난해 BMW코리아가 BMW그룹으로부터 지원받거나 차입한 지원금은 총 9000억원 대 달한다. 

이같은 BMW그룹의 BMW코리아 지원은 지금까지 유례가 없는 규모다. BMW코리아는 지난 16년 동안 총 2262억원의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BMW그룹이 BMW코리아에서 지금까지 벌어들인 액수의 몇 배를 이번 리콜 사태 수습에 투자하기로 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BMW그룹이 리콜 과정에서 한국 법인의 비용을 대거 부담하기로 한 것은 한국 시장을 그만큼 각별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BMW코리아는 지난 4일 기준 리콜을 10만2468대 완료해 전체 94%의 리콜 이행률을 기록하고 있다. 1차 리콜 대상 10만6000대 중에서는 96%, 2차 리콜 대상 6만5000여대 중에서는 91%가 완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