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지점 ‘대형화’와 ‘스마트오피스’로 승부수
미래에셋대우, 지점 ‘대형화’와 ‘스마트오피스’로 승부수
  • 어예진 기자
  • 승인 2019.04.1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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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 통합해 '대형 점포' 전환, 고객 편의성 높아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 '스마트 오피스' 구축으로 영업 혁신 선두
지점 통합 속도 낼듯, 4월 중 101개까지 축소 예정
미래에셋대우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 / 사진=어예진 기자
미래에셋대우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 / 사진=어예진 기자

[비즈트리뷴=어예진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지점 통합을 통한 점포 대형화로 증권업계 불황에 맞서고 있다. 지난해 말 136개에 달했던 점포수는 이달 말까지 101개로 줄이기로 했다. 특히, 일부 점포는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해 새로운 업무 문화를 선도하는 모습이다.

최근 모바일 거래 활성화 등 비대면 거래 증가로 지점에 드나드는 고객들이 줄어 지점 운영에 소모되는 비용이 커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같은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자 폐점으로 지점수는 줄이되 이들을 통합해 규모와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직원수는 그대로 유지한다.

이런 방향에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8일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와 투자자산관리센터 여의도를 새로 오픈했다.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는 기존의 신반포WM과 반포WM, 방배중앙WM, 교대역WM 등 4개 지점을 통합한 대형 점포다. 투자자산관리센터 여의도 역시 여의도영업부와 영등포WM을 합쳐 만든 곳이다.

◆ 점포 대형화로 자산관리(WM) 1위 굳히기

투자자산관리센터는 개인금융, 기업금융, 투자자문 등 종합적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에셋대우의 ‘대형 점포’ 모델이다. 서울을 비롯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적으로 위치해 있어 각 지역의 WM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최근 5년간 전체 증권사 WM 수수료 수익은 2014년 7841억원에서 2018년 9958억원으로 규모가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WM(자산관리) 수수료수익은 1730억2000만원으로 증권사 56곳 중 1위에 올라있다.

이처럼 WM 시장이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미래에셋대우는 옛 미래에셋증권 시절부터 국내 WM 시장점유율 선두 자리를 꾸준히 지켜왔다. 특히, 올해에는 WM사업부문에 'Hub & Spoke 모델'을 새롭게 도입해 투자자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고객 특성에 맞는 점포 네트워크를 구성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 스마트 오피스로 영업 혁신 '고객마음 잡았다'

이번에 오픈한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이하 서초센터)는 ‘스마트 오피스’라는 신개념 업무 방식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마트오피스는 미래에셋대우 본사 내 IB본부 등에서 시범 운영 중이지만, 지점 운영 방식으로는 판교 법인영업점을 제외하면 고객 대상 지점 첫 사례다.

서초센터는 서초동, 방배동, 반포 등 4개 지점에서 다년간 활약한 자산관리 전문 PB들과 상장 기업의 법인자산관리, 가업승계 비즈니스, 퇴직연금 등을 담당한 영업본부까지 45명의 금융전문가로 구성됐다.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 '스마트 오피스' 사무실 전경 / 사진=어예진 기자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 '스마트 오피스' 사무실 전경 / 사진=어예진 기자

서초센터 PB들은 이번 지점을 통합하면서 데스크톱과 개인 짐은 모두 버리고 왔다. 스마트오피스를 통해 데스크톱이 아닌 개인 노트북으로 모든 업무가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 USB포트 하나로 인쇄부터 프레젠테이션, 데이터 관리가 자동으로 연결되는 첨단 업무 방식을 도입했다.

이들이 모여 있는 사무실은 지정석이 아닌 도서관이나 스터디 카페를 연상하게 하는 열린 구조다. 임원급 직원들의 경우 3.3㎡(1평) 정도의 개인방이 있지만 이 마저도 문이 항상 열려 있어 소통에 벽이 없다. 직원들은 그날그날 자신이 앉고 싶은 자리, 혹은 함께 일하고 싶은 직원과 함께 자유롭게 앉을 수 있다. 그룹 업무가 필요할 때는 모여 앉아 필요한 업무 정보를 함께 의논하고 공유한다.

이명수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 선임매니저는 “처음에는 자유롭게 앉는다고 해도 반 고정석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오픈 이틀째가 되니 정말 신기하게도 4개 지점 직원이 모두 섞여 앉게 되더라”며 “실시간으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어 좋다. 내가 부족한 부분은 각 분야의 강점이 있는 직원 옆에 앉아 배우며 시너지가 올라간다. 최고의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영업환경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지점을 찾는 고객도 늘었다. 지점의 규모도 커지고 주차가 편리해지면서 찾는 이들은 오픈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비즈트리뷴이 취재한 이날, 서초센터 내 창구는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대기 고객도 보였다. 5개로 이뤄진 상담실에는 예약을 통해 방문한 고객들이 PB들의 투자 프레젠테이션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었다. 스마트오피스 덕에 모니터로 가려져 있던 고객과 PB의 벽도 허물어져 거리는 더욱 가까워져 보였다.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 창구 모습 / 사진=어예진 기자
투자자산관리센터 서초 창구 모습 / 사진=어예진 기자

서초센터에서 만난 김대환 미래에셋대우 강남1Hub지역본부 본부장은 “요즘 증권사 내점 고객이 많이 줄었다. 통합 전 4개 지점들도 모두 위치나 주차 측면에서 어려운 곳이었고, 환경도 낡아 힘들었다. 누구나 편하게 올 수 있는 공간을 고민했고 새로운 업무 방식도 시험해보고 싶었다”면서 "금융회사도 시대 환경 변화에 발 맞춰 지점과 직원 운영방식에도 혁신이 있어야 고객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러한 측면에서 "스마트오피스는 공감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청년고객, 일반고객들이 결국 나중에는 VIP가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고객도 수용할 수 있는 센터를 고민하고 있다”라며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할 때는 일부 저항도 있었지만, 현재 결과가 너무 좋다. 앞으로도 부동산, 세무, 법률, 해외주식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 간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업을 통해 원스톱 종합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점포 ‘대형화’는 미래에셋대우가 나아갈 방향

미래에셋대우는 투자관리센터와 같은 점포의 대형화로 이달 말까지 지난해 136개였던 점포는 101개까지 줄일 예정이다. 이 같은 속도라면 올해안에 100개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점포 대형화 전략은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 제공이 용이하다는 점에서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상품 공급 주체인 자문사, 운용사 등에 강한 교섭권을 활용해 투자자산관리센터 고객들만의 니즈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가 자산관리 서비스에 중점을 둔 대형 점포를 여는 것은 최근 급증하는 자산관리(WM) 수요에 대응하고 기존 자산관리부문에서 차지하고 있는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액자산 보유자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노후자금 관리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자산관리 부문의 수요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점포 대형화는 단순히 WM을 합치는 것이 아닌 본연의 WM의 기능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개인투자자는 물론 전문투자자, 법인투자자들도 만족시킬 수 있는 자산관리와 관련된 모든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