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실적 시즌, 관전포인트는…신한금융 '리딩뱅크' 이어갈까
금융지주 실적 시즌, 관전포인트는…신한금융 '리딩뱅크' 이어갈까
  • 김현경 기자
  • 승인 2019.04.1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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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하락, 카드가맹점 수수료 개편 등 경영환경 악화
대출 자산 성장·M&A는 긍정적 요인
3위 자리도 하나금융 vs 우리금융

[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올해 초부터 인수·합병(M&A), 지주사 출범 등 굵직한 현안들을 마무리한 금융지주사들이 지난 1분기에 시장 우려에 비해서는 비교적 무난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하락, 자산성장률 둔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대출 자산이 성장하며 순이자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금융지주사들이 적극적인 M&A를 통해 그룹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거래대금 감소와 카드가맹점 수수료 개편에 따른 비은행 계열사 실적 악화와 비이자이익 감소 등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왼쪽부터)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사진제공=각 사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9일 하나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4일 KB금융지주, 25일 신한금융지주, 26일 우리금융지주가 차례로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번 실적 발표의 관전포인트는 KB금융에 내줬던 '리딩뱅크' 타이틀을 지난해 탈환한 신한금융이 올해 1분기에도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다.

시장은 신한금융의 승리를 점쳤다. 신한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8634억원으로 컨센서스를 3% 하회할 전망이다.

우선, 이번 1분기 실적부터 올해 2월 자회사로 최종 편입된 오렌지라이프의 순이익이 반영된다는 점은 신한금융에 긍정적이다. 신한금융이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지분율(59.15%)을 고려하면 약 400억~500억원의 순이익이 반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8344억원으로 신한금융보다 소폭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컨센서스를 6% 하회하는 실적으로, 지난해 1분기 1100억원 규모의 명동사옥 매각이익 발생 등 일회성 요인으로 올해 순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손해율이 악화된 자회사 KB손해보험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카드수수료 인하 등 KB국민카드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다만, 지난해 크게 부진했던 KB증권의 경우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1분기 실적도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위 싸움'을 하고 있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경쟁에선 하나금융이 근소한 차이로 앞설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1분기 52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컨센서스를 13% 하회한 부진한 실적으로, 올해 1월 임금피크제대상자 희망퇴직을 단행해 1000억원대의 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원화 약세로 비화폐성환산손실이 300억원 가량 발생한 것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월 지주사 출범을 완료하고 동양·ABL자산운용사를 인수하는 등 외형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우리금융은 1분기 컨센서스를 12% 밑도는 495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다만, 이는 은행에서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발생한 38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효과로, 실질적인 실적 감소를 나타내지는 않는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우리은행 당시 지배주주순이익에 포함됐던 신종자본증권 관련 비용은 지주사 차원에서는 비지배주주순이익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전반적인 1분기 실적에 대해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은행 업종 순이익은 3조60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6% 하회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시장금리 급락에도 불구하고 NIM(순이자마진)이 전분기 대비 유지 또는 1bp 하락으로 방어하는 가운데 은행 대출이 전분기 대비 1.4% 증가했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비이자이익 감소와 충당금 증가를 순이자이익 증가분이 어느 정도 상쇄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