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미선 후보거취 정면 충돌...한국당, 검찰 고발 예고
여야, 이미선 후보거취 정면 충돌...한국당, 검찰 고발 예고
  • 구남영 기자
  • 승인 2019.04.1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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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ㅣ연합뉴스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ㅣ연합뉴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 여야는 14일 과다한 주식 보유와 매매 논란에 휘말린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이 후보자를 검찰에 고발하는 카드까지 꺼내 들며 대여 압박 수위를 높이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불법 정황이 없었던 만큼 임명에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며 적극 엄호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이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15일)까지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재송부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져 재송부 요청을 둘러싼 대치정국의 경색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부각하며 여당 포위에 나섰던 야 4당의 공조에 균열이 생기면서 인선 정국의 지형이 복잡하게 그려지는 분위기다.'

한국당은 이날 이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부각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청와대 인사라인에 대한 인책론을 강조하는 '양방향' 공격을 이어갔다.

   
한국당은 특히 이해충돌과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당거래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이 후보자와 남편 오충진 변호사를 15일 대검찰청에 고발하기로 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이 후보자 부부는) 거래 정지 전 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거래재개 후 폭락한 주식을 다시 담아 공정위 과징금 처분 직전 대량 매도하는 등의 매매패턴을 보였다"며 "이는 전형적인 '작전세력'의 패턴"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황교안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일삼는 장관 후보자, 주식 거래가 일상화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국민 앞에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몰염치를 보인다"며 "청와대 인사책임자를 즉각 경질하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이 후보자의 사퇴 또는 지명 철회, 청와대 인사라인 교체를 강하게 요구하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에서 "주식거래 당사자인 이 후보자의 남편 오 변호사가 이미 의혹을 조목조목 해명했지만 한국당은 그에 대한 일언반구 없이 검찰 수사를 받으라며 을러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한국당의 검찰 고발 방침에 "불순한 의도가 명백한 고발 공세"라고 비판하면서 "더 이상 억지주장, 황당무계한 정치공세, 근거 없이 불순한 의도만 명백한 고발공세를 그만두고 인사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자 부부의 주식 보유나 매매에 불법 행위가 없었고 이 후보자가 주식을 처분한 만큼 야당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게 민주당이 내세우는 논리다.

   
이런 가운데 민주평화당의 인사청문위원인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후보자는 보유주식을 전량 매각했고 남편 보유주식도 매각한다고 한다. 약속을 지켰다"며 "'이발사의 딸(이 후보자)도 헌법재판관이 되는 세상이 돼야 우리도 희망을 갖는다'고 전국이용사협회 회장님이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인사청문회 당시 이 후보자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에 빗대며 비판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누그러진 반응이다.

   
평화당은 애초 이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판단했으나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식 처분 이후 상황 등을 고려해 당의 의견을 다시 모을 예정이다.

   
당초 이 후보자를 '데스노트'에 올렸던 정의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평가를 다소 누그러뜨리고 이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내부 거래 등 의혹의 사실관계가 어떻게 정리되는지 보고 이 후보자의 적격성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의 거취를 둘러싼 여야 공방 속에 이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은 정국 향배를 좌우할 변수다.

   
청와대는 채택 시한인 15일까지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이 없으면 재송부를 요청한 뒤 끝내 채택이 불발되면 이 후보자를 임명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의 강한 반발이 불가피해 현재 의사일정 조율조차 못한 4월 임시국회에도 악영향을 끼쳐 빈손 국회로 끝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