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과감한 투자로 미래성장판 퍼즐 맞춘다
LG 구광모, 과감한 투자로 미래성장판 퍼즐 맞춘다
  • 이연춘
  • 승인 2019.04.14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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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보따리 풀며 신사업 발굴..1년새 로봇·AI 전문업체 인수

[비즈트리뷴=이연춘 기자] 구광모(사진) LG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구 회장이 그룹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 보수적인 색채가 짙었던 LG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평가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로봇과 AI 등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와 인수합병 등에 적극 나서며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행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LG>

구 회장이 경영에 나선 이후 LG전자는 1000억원 달하는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LG전자는 지난해 국내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793.32억원) ▲AI 프로세서 설계 전문 업체 자이어팔콘테크놀로지(22.2억원) ▲자율주행 센서퓨전 관련한 기술협업 바야비전센싱기업(5.59억원) ▲자율주행 차량용 라이다(LiDAR) 기술협업 에이아이기업(44.96억원) 등에 투자했다.

구 회장 취임 이후 통큰 투자로 AI와 로봇 분야를 육성하고 있는 것도 그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기업 내외부의 아이디어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가치를 창출하는 개방형 혁신을 위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중소 스타트업 발굴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었다.

LG전자를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외 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구광모호의 달라진 면모는 LG전자뿐만 아니라 LG그룹 전 계열사에서 확인된다.

LG화학은 배터리 분야의 글로벌 스타트업 기술 공모전인 ‘더 배터리 챌린지’에서 혁신성과 기술상용화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평가해 미국 4곳, 영국 1곳 등 5곳의 스타트업을 최종 선발했다. 이들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향후 공동연구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최대 200만달러의 지분 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 LG CNS는 각각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드림플레이’와 ‘스타트업 몬스터’를 통해 디스플레이 분야와 인공지능∙블록체인 분야 신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게 LG사이언파크의 인프라와 기술 등을 지원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 업체 CJ헬로 인수하면서 유료 방송 시장에서 지각 변동을 노리고 있다.

구 회장은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를 직접 챙기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는 최근 지주회사인 ㈜LG의 권영수 부회장,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사장 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실리콘밸리에 있는 그룹 산하 기업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찾아 운영 현황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점검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총 4억2500만달러(4839억원)를 출자해 조성한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LG는 이 회사를 통해 지금까지 미국 스타트업에 약 1900만달러를 투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 회장 체제 이후 LG가 투자와 M&A에 보다 적극적"이라며 "젊은 총수답게 과감한 투자와 혁신노력을 통해 변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