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 퇴짜 맞은 박삼구 전 회장…남은 시간은 26日
자구안 퇴짜 맞은 박삼구 전 회장…남은 시간은 26日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4.1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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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박삼구 전 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수렁에 빠졌다.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이 채권단으로부터 ‘퇴짜’를 맞으면서 이제 26일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개선 약정 만기를 연장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박 전 회장에게 남은 선택은 많지 않다. 약정 연장에 실패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받아드리거나 혹은 다른 자구안을 통해 채권단을 설득시키는 방법밖에 없다는 평가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ㅣ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ㅣ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11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일 개최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회의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안이 미흡하다고 결론을 냈다. 오는 5월 6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연장할 수 없다는 통첩이다. 

산업은행은 “채권단은 금호측의 자구계획에 대해 사재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며 “금호 측이 요청한 5000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한다 하더라도 추가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과 긴밀하게 협의하겠다”는 짧은 입장을 내놨다. 

이같은 채권단의 판단은 사실상 박 전 회장에 대한 아시아나항공 매각 압박으로 풀이된다. 박 전 회장은 더 이상 담보로 제공할 주식도, 다른 자금조달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내놓고 싶어도 내놓을 게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실제 채권단의 재무구조 약정만기까지 남은 시간은 26일이 있지만 그 안에 상황을 뒤집을 만한 박 전 회장의 선택지는 거의 남지 않았다는 평가다.

앞서 박 전 회장은 지난 9일 산은에 유동성 확보를 위한 5000억원의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지주회사 격인 금호고속의 지분 전량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미 금호고속의 지분 대부분은 금호타이어 관련 담보로 제공된 상황인 만큼 채권단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5000억원 자금지원 요청을 철회하거나 액수를 크게 낮추는 방향으로 재협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키를 쥔 채권단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아시아나 경영진에게는 30년이란 시간이 주어졌는데 이 상황에서 또 3년을 달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채권단은 대주주가 아닌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해 지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