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금호아시아나 자구안 통과될까…지분 담보 해지가 관건
[이슈분석] 금호아시아나 자구안 통과될까…지분 담보 해지가 관건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4.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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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을 제출하면서 채권단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에 시선이 집중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 시한을 1개월 연장해주면서 자구안 마련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자구안을 산업은행이 받아드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자구안에 추가 담보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금호타이어 관련 금호고속의 지분에 대한 담보해지를 조건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10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이번 자구안의 핵심은 그룹 지배구조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금호고속에 대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일가의 추가 지분담보다. 

먼저 박 회장은 부인인 이경렬씨와 딸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13만3900주(4.8%)에 대한 추가 담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호타이어에 대한 금호고속 지분 담보를 해제할 경우 박 회장과 장남 박세창 아시아나DTI 사장의 보유지분 42.7%를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사실상 박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의 지분 전량을 담보로 제공하는 셈이다. 이어 경영정상화 기간 3년간 이행여부를 평가해 목표 달성에 미달될 경우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협조하겠다는 조항도 달았다. 

이 외에도 아시아나항공에 5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요청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사실상 배수의 진이라는 평가다. 

이번 자구안에 대해 산업은행은 채권단 회의를 개최하고 승인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어떤 결론을 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 자구안의 핵심이 금호타이어에 대한 채권단의 담보권 해지가 전제조건으로 붙어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2015년 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 마련을 위해 산업은행에 담보로 묶여있던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했다. 대신 금호고속(당시 금호홀딩스)의 지분 40%를 담보로 제공하는 조건이다. 

금호타이어는 2017년 중국의 더블스타로 매각됐지만 채권단은 현재까지 담보권을 유지하고 있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경영하던 시절 빌린 2500억원 가량의 채무가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산업은행이 이에 대한 담보권 해제를 결정하지 않으면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안은 성립여부가 불투명해지는 셈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고속에 대한 지분 담보 해지 요구에 대해 “차입금 상환 전에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으로서는 낼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내밀었다는 평가다. 금호석유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실상 지주사로 박 회장이 금호고속의 지배권을 잃는다는 것은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잃는다는 의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담보해제 여부를 비롯해 자구안에 대한 내용을 채권단 회의에서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