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한국, 이제 쫓는자가 아닌 이끄는 자가 돼야"
[일문일답]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한국, 이제 쫓는자가 아닌 이끄는 자가 돼야"
  • 설동협 기자
  • 승인 2019.04.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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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설동협 기자]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10일 "글로벌 기업이라 하더라도 자기만의 울타리안에서 연구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표적으로 미국의 대기업들은 민간적인 성격으로 연구를 유도하는 성격이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연구라는 대상이 항상 '관리'라는 굴레에 머물렀고, 때문에 항상 퍼스트 무버(이끄는 자)가 아니라 패스트 팔로워(빠르게 뒤쫓는 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는 퍼스트 무버가 되야한다는 필요성이 느껴졌고 이에 삼성미래육성재단이 탄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두찬 센터장, 김성근 이사장, 김은경 심사위원장(왼쪽부터 순서대로)
음두찬 센터장, 김성근 이사장, 김은경 심사위원장(왼쪽부터 순서대로)
김 이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민관 공동 협력 연구 재단이 세계 최초라고 했는데, 연구개발이 한국보다 많은 해외에서 이러한 사례가 왜 없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민관 공동 협력으로 탄생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이 이제는 연구개발을 이끌어 글로벌에서 앞서나가는 발판에 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이사장은 "정부차원의 연구재단도 있는데, 삼성 연구재단은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정부차원의 과제 연구는 어느정도 결과물이 필수적으로 나와야되는 상황이라면, 삼성 연구재단은 좋은 결과를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반드시 논문이라든지 그럴싸 한 결과물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연구재단과는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재단은 이날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으로 올 상반기 지원할 44개 연구과제를 발표했다. 재단에 따르면 이번에 선정된 과제는 기초과학 16개, 소재기술 11개, ICT(정보통신) 분야 17개로 연구비 617억원 규모다.
 
한편, 지난 2013년 8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기초과학)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소재기술, ICT)를 설립해 추진해 온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517개 연구과제에 총 6667억원을 지원했다.

다음은 김성근 이사장, 음두찬 센터장, 김은경 심사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삼성이 재단 운영하며 나온 기술 중에 관심있게 본 게 있을 듯 한데?
▲ 삼성그룹에선 출자를 했을 뿐 재단 운영은 독립적으로 진행된다. 삼성그룹의 이해관계와는 별개로 진행된다. 선정된 과제들은 홈페이지에 다 올라가기 때문에, 삼성에서 활용한다기보다는 어느 기업이든 기술을 활용하고 싶다면 연결이 가능하다.
또한 삼성에서 연구 기술을 키운 사례도 현재로선 없다. 이유는 기초 단계 기술이기 때문에 바로 제품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향후 3~4년 지나면 큰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 최근 8개월간 집행한 금액이 1000억원에 가까운데, 지금 껏 집행되온 기간 대비 많은 듯 하다. 배경은?
▲ 전체적으로는 갑자기 크게 늘어나진 않았다. 하던대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 삼성에게 필요한 재단 기술이 있으면 IP(지식재산권) 우선 확보에 용이한 것인지?
▲ 기초과학은 공익사업으로 추진하고, 응용기술쪽은 센터로 편재해 삼성이 우선 IP확보권을 가진다.
 
- 중소기업의 창업으로 이어진 사례 구체적으로?
▲ 첨단 바이오 기술 연구를 가지고 사업 시작했다. 현재까지 들은 바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10년 동안 예산이 1조5000억원이다. 예산 다 사용 가능한 것인지?
▲ 당초 목표가 10년에 1조5000억원 집계 돼 있는데, 이쯤 되면 8000억~9000억원을 집행했어야 했는데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다. 꼼꼼한 과제 선정 때문인데, 10년안에 1조5000억원을 못쓰게 될 것 같으면 내부 회의를 거쳐 다시 기간 조정을 해야할 수도 있다.
 
- 정부차원의 연구재단도 있는데, 삼성 연구재단과의 차이점은?
▲ 정부차원의 과제 연구는 어느정도 결과물이 도출되야 하는 상황이라면, 삼성 연구재단은 좋은 결과를 요구하지 않는다. 반드시 논문이라든지 그럴싸 한 결과물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연구재단과는 차이가 있다.
 
- 선정된 과제 중 삼성 계열사와 같이 진행되는 것이 있는지?
▲ 현재까지는 교수님들 독자적으로 과제를 진행한다. 교수님들의 과제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삼성 부서 구성원들과 회의를 하게 된다. 다만, 실제로 산업분야에서 활용도가 낮다고 판단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 민관 공동 협력 연구 재단이 세계 최초라고 했는데, 연구개발이 한국보다 많은 해외에서 이러한 사례가 없는지?
▲ 글로벌 기업이라 하더라도 자기만의 울타리안에서 연구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대기업들은 민간적인 성격으로 유도하는 성격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관리'가 관례였고 때문에 항상 퍼스트 무버가 아니라 패스트 팔로워가 됐다. 하지만 이제는 퍼스트 무버가 되야한다는 필요성이 느껴졌고 이에 이번 재단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