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팩자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와 정치적 시선들
[기자들의 팩자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와 정치적 시선들
  • 강필성 기자
  • 승인 2019.04.10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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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현장에는 언제나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하나의 팩트(사실)을 두고도 엇갈린 해석이 나옵니다. 독자들도 마찬가집니다.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은 비즈트리뷴 편집국에도 매일매일 쏟아집니다. 그래서 비즈트리뷴 시니어 기자들이 곰곰이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기자들의 팩자타(팩트 자각 타임)'은 뉴스 속의 이해당사자 입장, 그들의 바라보는 다른 시각, 뉴스 속에서 고민해봐야 할 시사점 등을 전하는 코너입니다.<편집자 주>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연금 사회주의를 추구하던 문재인 정권의 첫 피해자가 영면했다.”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국민연금의 조양호 회장에 대한 이사 재선임 저지가 결국 조 회장을 빨리 죽게 만들었다” -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을 두고 각계에서 다양한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각자 처한 입장과 이해에 따라 이번 조 회장의 사망을 보는 시각은 천차만별입니다. 일단 조 회장의 사망의 원인을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있다고 보는 시각부터 정부기관의 ‘먼지털기’식 수사에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국민연금이 조 회장 연임 반대표를 던졌던 대한항공 주주총회 이후 조 회장의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됐다는 점도 작용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여당에서는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죠.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ㅣ사진=한진그룹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ㅣ사진=한진그룹

시장에서는 조 회장의 별세에서 향후 경영구도와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습니다.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 주식은 조 회장의 사망 이후 급등했습니다. 향후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지배지분이 감소할 경우 외부의 경영권 공격에 취약해진다는 판단이 깔려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다양한 시각은 조 회장의 사망 전후 한진그룹을 둘러싼 환경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 돼왔는지를 짐작케 합니다. 실제 조 회장의 별세가 가져온 가장 변화는 적지 않습니다.

우선 조 회장 일가에 대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해왔던 진보진영의 입장은 완전히 반전됐습니다. 

시민사회에서는 침묵이 흐릅니다. 경제개혁연대 등의 시민단체는 최근까지도 조 회장의 대한항공 퇴직금 600억원이 과도하다는 비판을 주도해왔지만 조 회장 별세 이후에는 별다른 주장을 내놓지 않고 있죠. 최근 진에어 노동조합에서 조 회장의 퇴출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이번 조 회장의 별세와 맞물려 묘한 침묵을 낳고 있습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을 두고 경영권 다툼을 벌인 KCGI의 입장도 난감해졌다는 평가입니다. 업계에서는 KCGI는 주식보유 6개월이 지나, 임시주총을 소집하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단기간 내 주총을 소집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내 정서상 고인의 죽음을 이용하는 듯한 모양새가 되는 것을 받아드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이는 조 회장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던 진보진영에서 이번 조 회장의 별세에 침묵을 지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 회장의 그 안타까운 별세와 별개로 한진그룹의 전환점이 되리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그간 한진그룹은 ‘땅콩회항’, ‘물컵 갑질’ 등으로 공공연한 비판과 공격이 대상이 돼 왔습니다. 여기에는 조 회장의 가족의 사생활이 노출되면서 경영과 별개의 비판과 공격이 포함됐죠. 국민 정서적으로 ‘밉상’이 됐던 겁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반대 목소리가 거의 힘을 받지 못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한진그룹은 검·경·관세청·국세청·공정위 등 정부기관 11곳이 달려들어 조사를 했던 ‘먼지털기’식 수사를 받았던 곳입니다. 경제사 사상 유래가 없던 일이죠.

이 때문에 세간에서는 조 회장이 한진그룹에 대한 비판을 안고 떠났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합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최근 논란과 별개로 그가 한진그룹을 성장시켰고 대한항공을 글로벌 항공사로 키워낸 것은 움직이지 않는 사실이며 이는 옳바른 평가로 이어져야 한다”라면서 “그의 안타까운 별세 소식은 한진그룹을 더욱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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