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리뷴=김현경 기자] 올해 2분기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규제 강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국내 은행들이 대출심사를 강화할 계획이어서다.

또 상호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생명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심사도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반면, 예대율 규제 변화의 영향으로 중소기업 대출심사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의 종합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4로 전분기(9)보다 줄었다.

대출행태 서베이는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를 -100에서 100 사이 숫자로 수치화한 것이다. 지수가 마이너스(-)면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사가 완화하겠다고 한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반면, 완화하겠다는 금융사가 더 많으면 플러스(+)로 나타난다.

2분기 은행의 가계 주담대 태도 지수는 -13으로 전분기(-3)보다 더 떨어졌다. 은행들이 가계 주담대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가계 일반대출 태도 지수는 0으로 중립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련 규제에 부동산 경기 부진도 계속되며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은행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17로 나타났다.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 변화 등의 영향으로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심사는 완화될 전망이다. 오는 2020년 적용되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에 따라 은행은 중소기업대출 비중을 늘려야 예대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신용카드사를 제외한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권별 대출태도지수는 상호저축은행(-16), 상호금융조합(-31), 생명보험회사(-6) 등으로 집계됐다. 신용카드회사의 대출태도지수는 0으로 나타났다.

2분기 은행들의 신용위험지수(종합) 전망치는 13으로 전분기(18)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신용위험이 커진다고 보는 은행이 더 많다는 뜻이다.

가계 신용위험은 10으로 지난해 4분기 이후 3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주택가격이 하락세인 데다 가계소득 개선 가능성도 줄어들면서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신용위험은 20으로 집계됐다. 대출은 늘어나지만 실적은 부진해 앞으로 중소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신용위험도 상승할 전망이다. 업권별로는 상호저축은행(20), 신용카드회사(6), 상호금융조합(31), 생명보험회사(21) 등으로 집계됐다. 2분기 신용위험이 전분기보다 커질 것이라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담보가치 감소 우려와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다.

은행의 종합 대출수요 전망치는 7로 전분기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고용 부진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가계 일반대출 수요(7)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중소기업 대출수요(17)와 대기업 대출수요(7)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수요(-7)는 부동산 경기 부진 영향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비은행에 대한 대출수요는 주택 매매 감소에 상호저축은행(-8), 신용카드회사(-6), 상호금융조합(-6), 생명보험회사(-6) 등에서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