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회복으로 '봄' 맞은 증권업계...여름까지 이어질까?
실적회복으로 '봄' 맞은 증권업계...여름까지 이어질까?
  • 김수향 기자
  • 승인 2019.04.04 1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 증권사 5곳 예상 실적 컨센서스 24.2% 상회
시장 불확실성 해결되면 상승여지 남아...저평가 매력 존재

[비즈트리뷴=김수향 기자] 지난 해 4분기 ‘실적 쇼크’를 기록했던 증권업계가 따뜻한 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에 대해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 5곳(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의 1분기 연결 예상 순이익을 합산하면 약 6108억원으로 이는 시장 컨센서스 대비 24.2% 상회하는 실적이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는 감소한 수치지만, 전 분기 대비 1002.2% 증가한 금액이다.

주요 증권사 1분기 실적 전망 / 자료=하이투자증권
주요 증권사 1분기 실적 전망 / 자료=하이투자증권

증권사들의 ‘호실적’ 배경에는 올 초부터 이어진 국내외 증시 반등이 주요 비결로 꼽힌다. 먼저 거래대금과 신용융자금액이 전 분기 대비 각각 2%, 10% 늘었다. 주요 증권사들의 ELS 발행액도 같은 기간 50~170% 늘었는데, 기초 지수의 흐름이 상승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헤지운용 손익도 개선됐을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외 증시 반등으로 PI 투자(자기자본투자) 손익도 향상됐다.

IB 부문도 지난해 4분기 실적 악화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대체 투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딜(Deal)들이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도 견조한 수익이 예상된다. 또 대다수 증권사들의 보유 자산 관련 배당금 수익 증가분이 이번 분기에 반영된다는 점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증권업종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미-중 무역협상 등 시장 불확성이 일정부분 축소되면 증권업종은 코스피 상승에 편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현재 증권업종은 저평가라는 점에서 상승여력이 아직 남았다는 점도 주목할 수 있다. 1분기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2018년 말 대비 10~15% 상승했음에도 증권업종 상승률은 10% 이하였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증권업종은 코스피 상승에 편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수한 1분기 실적과 향후 주가 강세 가능성을 감안해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자료=하나금융투자
1분기 증권사 순이익 전망 / 자료=하나금융투자

전문가들의 증권업 추천 종목은 다양했다. 밸류에이션 매력으로는 삼성증권이 공통적으로 꼽혔지만, 향후 실적 전망으로는 한국금융지주,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이 골고루 선정됐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증권 경우 1분기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IB 부문의 실적 향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배당성향을 지속 상향해 올해 4%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데, 이에 반해 현재 PBR은 아직 0.6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태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고 직접투자 비중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거래대금, 신용공여, 증시반등에 실적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되는 키움증권을 단기적 선호 종목으로 꼽을 수 있다”며 “지난 1분기 말 단기금리차 축소와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위축됐으나,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높은 변동성(high-beta)모델을 지향하는 키움증권의 주가 흐름도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지난 4분기 대규모 손상인식으로 부진한 실적을 시현했지만 해당 건을 제외하면 매우 양호한 실적이었다는 평가다. 1분기 실적 또한 상대적으로 우수할 것으로 보이나 ▲코웨이 인수금융 수행에 대한 리스크 ▲발행어음 관련 징계 가능성 등으로 인해 수익률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요인 모두 이미 상당부분 해결 돼 실질적인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또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MSCI Korea 편입 가능성이 가장 높고, 실제 편입일까지 750억원이상의 외국인 순매수가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해외 딜을 개척하며 선제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스)도 선순위대출 위주의 우량 물건들이라 부동산시장 침체를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